"열쇠공 부르세요!"…경기소방, 전국 최초로 '문 개방' 출동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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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문이 잠겼어요. 문 좀 열어주세요"


앞으로 경기도에서는 이런 내용의 신고가 접수되면 소방관이 출동을 '거부'할 수 있다.


12일 경기도재난안전본부는 위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생활안전분야 요청사항 출동기준'을 마련해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최초 경기 소방은 긴급하지 않은 경우 소방관이 출동을 거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황별 세부기준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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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재난본부가 마련한 출동기준을 보면 신고자의 위험 정도를 재난종합지휘센터가 긴급, 잠재적 긴급, 비 긴급 등 3가지로 판단해 출동 여부를 결정한다.


또 신고만으로 위험 정도를 판단할 수 없을 경우에는 소방관이 현장에 직접 출동해 판단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맹견이나 멧돼지, 뱀 등 '위해동물'이 주택가에 나타났다면 소방서에서 긴급 출동한다.


하지만 너구리나 고라니 등 야생동물의 구조는 시·군, 민간단체나 의용소방대에 이관된다.


인사이트중랑소방서


잠금장치 개방도 단순 잠김의 경우 신고자가 열쇠업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다만 화재발생이나 집안 거주자의 신변확인이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만 소방관이 출동한다.


또한 '집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 등의 신고는 위험여부를 알 수 없으므로 소방관이 직접 확인하게 된다.


이외에도 경기재난본부는 이밖에도 전기, 가스, 낙석, 폭발물, 도로, 가뭄 등 다양한 상황별 출동 기준도 마련했다.


인사이트동작소방서


경기재난본부가 이같은 세부 출동기준을 마련한 이유는 단순 생활안전분야 출동요청으로 정작 필요한 구조나 화재 진압에 방해를 받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경기재난안전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해 구리시에서 비둘기 사체 처리에 소방관이 출동했다가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경기재난본부가 최근 발표한 '2017년도 구조활동 분석 결과'를 보면 벌집제거, 잠금장치 개방 등 지난해 생활안전관련 구조건수는 전체 구조건수 14만9279건의 63.4%인 9만4627건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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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고양이 등 유기동물 보호요청 같은 비 긴급 상황은 3만2705건(34.6%)이었다.


이재열 경기도재난안전본부장은 "기존에도 단순 문 개방이나 동물 포획을 거부할 수 있는 제도가 있었지만 도민들의 생활편의를 위해 실천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세부 대응기준을 마련해 소방관의 판단을 돕고, 급하지 않은 생활민원은 명확히 거절해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한솔 기자 hansol@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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