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2일(월)

장애 아이 엄마들이 '무릎 호소'한 특수학교, 착공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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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우리 아이들은 혐오 시설이 아닙니다"


지난해 9월 서울 강서구의 한 초등학교 강당에서 장애 아이를 둔 엄마들이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 앞에 무릎을 꿇었다.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학교 설립에 동의해달라는 호소였다. 당시 일부 주민들은 집값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특수학교 설립을 강하게 반대했다.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지만 당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반드시 특수학교를 세우겠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치면서, 강서와 서초 두 곳의 특수학교 설립이 예정됐다.


그런데 돌연 내년 초 개교 예정이었던 특수학교의 착공 시기가 6개월 늦춰졌다. 입학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던 장애 아동 학부모들은 불만을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6월 선거를 앞두고 지역 주민의 반발을 일으킬 수 있는 특수학교 공사를 미룬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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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서울시교육청은 2019년 3월 개교를 앞두고 있던 특수학교 서진학교(강서지역), 나래학교(서초지역)의 개교일이 6개월 늦어졌다고 밝혔다.


두 학교 모두 공사 기간이 기존 계획보다 늘어났다는 게 교육청의 설명이다.


강서구 서진학교의 경우 본래 있던 학교건물을 리모델링하고 내진 설계를 보강하느라 설계 기간을 줄이지 못했다.


또 교육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계획보다 연면적을 넓혀 건설하기로 결정하면서 공사 기간도 늘어났다.


서초구 나래학교도 사정이 비슷하다.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을 변경하는 데 시간이 소요됐고, 원래 자리해있던 학교건물(옛 언남초)를 철거하는 데에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교육청은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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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 시기가 늦춰지자 장애아동 학부모들은 실망감과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한 행보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했다. 특수학교에 반발했던 주민들의 표심을 무시할 수 없었던 것 아니냐는 것이다.


여기에 착공 시점이 '6월 중'으로만 되어있고, 정확한 날짜가 표시되지 않아 이러한 의혹은 더욱 증폭됐다.


이와 관련 시교육청은 "교육청도 서울에 17년 만에 설립되는 특수학교를 빨리 문 열고 싶지만 공사 기간을 충분히 확보해 부실공사를 방지하고 개교를 완벽히 준비하는 것이 학생과 학부모 기대에 부합하는 길이라 판단했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한편 현재 서울 시내 특수교육 대상 학생은 1만 2천여명이다. 하지만 이들을 교육할 수 있는 특수학교가 턱없이 부족해 35%인 4천 4백명만이 특수 학교에 다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