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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태극기를 들고 제99주년 3·1절을 기념하는 태극기 행진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 형무소역 사관에서 열린 3·1절 경축식이 끝난 후 김정숙 여사와 함께 만세 운동 재연 행진에 동참했다.
문 대통령은 검은색 한복 두루마기 차림으로, 김정숙 여사는 흰색 두루마기 차림을 한 채 오른손에 태극기를 들고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정문에서 독립문까지 약 400m 구간을 일반 시민들과 함께 걸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어린이들이 든 대형 태극기 앞에 서서 행진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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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유관순 열사, 백범 김구 등 독립운동가의 초상과 '자주독립', '대한민국', '나라사랑' 등의 문구가 적힌 만장이 뒤따랐다.
독립문 앞에 도착한 문 대통령 내외와 시민들은 김숙자 3·1 여성동지회장의 선창에 따라 "만세"를 세 번 외쳤고, 이후 크라잉넛의 '독립군가' 공연을 즐겼다.
이란 만세 행진에 앞서 열린 제99주년 3·1절 경축식은 지금까지와 달린 실외에서 거행됐다. 과거 3·1절 경축식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관례가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기념식은 그간 정형화된 정부 행사의 틀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참여해 3·1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공유, 공감하는 생동감 있는 행사로 준비됐다"며 "이렇게 준비한 것은 문 대통령의 특별한 주문과 의지"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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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세종문화회관이 아닌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이라는 역사의 현장에서 99주년 기념식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문 대통령의 생각을 반영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경축식에서 "3·1 운동은 지금 이 순간 우리의 삶에 생생하게 살아 있다. 서대문 형무소의 벽돌 하나하나에는 고난과 죽음에 맞선 숭고한 이야기들이 새겨져 있다"며 "오늘 우리는 박제화된 기념식이 아니라 독립운동의 현장에서 역사와 함께 살아 숨 쉬는 기념식을 하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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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일제 강점기 동안 해마다 2,600여명이 서대문 형무소에 투옥됐다. 1945년 8월 15일 해방의 그 날까지 10만여명 가까이 이곳에 수감됐고, 10명 중 9명이 상범으로 불린 독립운동가였다"며 "수많은 어머니와 아내들이 이곳 형무소 앞 골목에서 삯바느질과 막일을 해가며 자식과 남편의 옥바라지를 했다. 수감자뿐 아니라 그 가족들도 모두 독립운동가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