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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이 익은데…’ 출장길에 수배자 잡은 경찰관

범인의 얼굴을 기억했던 경찰이 출장 중 범인을 검거하는 뜻밖의 성과를 올렸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출장 중이던 경찰이 뜻밖의 상황에서 범인을 검거하는 성과를 올렸다.

 

지난 3일 오후 4시께 서울역 대합실.

 

울산 남부경찰서 수사1과 소속 고성준 경위와 지경은 경사는 서울로 출장을 왔다가 울산으로 내려가던 길이었다. 

 

장거리 출장의 피로를 달래며 열차를 기다리던 그때, 낯익은 얼굴의 남성이 눈에 띄었다.

 

'자녀를 대기업에 취직시켜 주겠다'고 속인 뒤 피해자들에게 돈만 받아 챙기고 달아난 사기 사건의 피의자 김모(58)씨였다. 

 

지난해 초 고소장이 접수돼 수사에 착수했지만, 피고소인 신분이던 김씨가 종적을 감추는 바람에 수배를 내리는 것으로 수사를 중단해야 했다. 

 

그러나 당시 3개월 동안 김씨를 추적하며 수없이 사진을 들여다봤기에 그 얼굴을 잊을 수는 없었다. 

 

고 경위와 지 경사는 의심이 확신으로 굳어질 때까지 김씨 얼굴을 흘끔거리며 수차례 확인했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수배자의 습성이 몸에 밴 김씨는 슬그머니 자리를 떠 화장실로 들어갔다. 

 

고 경위 등은 놓치지 않고 따라들어가 불심검문을 했다.

 

김씨는 능청스럽게 다른 사람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댔다.

 

김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확신을 한 고 경위는 서울역 철도경찰대로 김씨를 데려가 지문을 조회했다. 

 

신원이 확인된 김씨는 이제는 체념한 듯 순순히 "울산으로 같이 가자"고 했다.

 

수사와 관련해 출장을 갔다가 다른 사건의 수배자를 검거하는 뜻밖의 성과를 올린 것이다.

 

결국 세 사람은 울산행 기차에 함께 올랐고, 김씨는 그길로 유치장에 입감돼 조사를 받았다. 

 

고 경위는 8일 "김씨는 울산에 다녀가려고 서울역에 왔다가 덜미를 잡혔다"면서 "바로 옆을 지나쳐도 못 알아볼 수 있는데, 그렇게 넓고 복잡한 서울역 대합실에서 우연히 수배자를 만나 검거한 것은 우리로서도 놀랍다"고 밝혔다. 

 

김씨는 2011년 12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자녀를 대기업인 울산의 정유업체에 취직시켜 주겠다"고 속여 3명으로부터 2억3천만원을 챙긴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사기 혐의로 김씨를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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