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담배의 상징 '말보로 레드'는 원래 여성용 담배였다
각양각색의 디자인과 맛, 향, 필터 등 다양한 차별성으로 치열한 담배 시장에서 말보로 레드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낸다.
[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시중에 판매되는 담배 중 가장 목넘김이 독한 담배로 유명한 말보로 레드.
실제로 말보로 레드에는 목넘김과 맛을 좌우하는 타르의 함량이 8mg으로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각양각색의 디자인과 맛, 향, 필터 등 다양한 차별성으로 치열한 담배 시장에서 말보로 레드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낸다.
말보로 레드를 최고의 담배라고 꼽는 매니아층이 존재하고, 말보로 레드를 피우지 않는 사람들도 강렬한 이미지가 인상적이라고 평가한다.
그렇게 사람들의 뇌리에 박힌 말보로 레드의 이미지는 바로 '강렬한 마초'다.
과거부터 말보로 레드는 공사장 인부, 카우보이, 소방관 등 남성성을 강조하는 이미지를 차용해 마케팅을 이어왔다.
"서부영화에 등장하는 카우보이는 말보로 레드를 피운다"
말보로 레드의 제조사인 필립 모리스(Philip Morris) 이같은 이미지를 각인시키며 대성공을 이뤘다.
사실 너무 먼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른다. 서부영화, 카우보이. 도대체 언제적 이미지냐고 지적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마케팅과 이미지의 파장은 여전하다. 실제로 "남자라면 무조건 말보로 레드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렇듯 강렬한 남성성을 대표하는 담배로 자리매김한 말보로 레드.
알고 보면 원래 말보로 레드는 여성을 위한, 여성을 겨냥한 담배였다는 사실을 아는가.
현재 우리가 즐겨 피우는 필터담배는 지난 1930년부터 그 역사가 시작됐다. 이후 편리함과 깔끔함 때문에 소비자들은 필터담배를 찾기 시작했다.
당시 말보로는 1950년대 후발주자로 필터담배 시장에 뛰어들었다.
쟁쟁한 경쟁사 제품이 인기를 끌던 상황에서, 필립 모리스는 말보로 레드의 블루오션을 찾아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여성용 담배'다. 말보로 레드의 초기 광고를 보면 여성 모델을 활용해 여성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필립 모리스는 여성들이 립스틱을 바르고 담배를 피우면 필터가 빨갛게 물든다는 사실에서 착안해 독특한 필터를 제작했다.
이것이 바로 말보로 레드의 상징인 '갈색 필터'다. 립스틱이 묻어도 티가 덜 나도록 필터에 색상을 입혔다.
그러나 여성 소비자들을 겨냥한 마케팅이 실패하자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 새로운 이미지를 탄생시켰고, 이때부터 우리가 잘 아는 강렬한 이미지로 탈바꿈하게 된 것이다.
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