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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강동극 기자 = '어금니 아빠' 이영학(36)이 옥중에서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가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31일 동아일보는 현재 수감 중인 이영학이 가족과 법조인 등에게 작성한 편지의 내용을 입수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영학은 약 100장 분량의 편지 20여 통을 작성했으며, 편지를 통해 자신의 감형과 복수를 치밀하게 계획하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이영학은 지난해 9월 30일 딸의 친구 A양(당시 14세)을 서울 중랑구 망우동에 위치한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여 잠재운 뒤 강제로 추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유기한 혐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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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범행이 들통나 구속기소 된 이영학은 지난 30일 치러진 결심공판에서 검찰로부터 사형을 구형받은 상태다.
구치소에서 이영학은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복수를 다짐하는 모습을 보였다.
편지 내용에 따르면 이영학은 "아빠가 이곳에서 책 쓰니까 출판 계약되면 삼촌이 집이랑 학원 보내줄 거야"라며 "1년 정도 기다려. 우리가 복수해야지"라고 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13일 구치소로 향하기 전 "일단 사죄드리고 천천히 그 죄를 달게 받겠다"던 모습과 상반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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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영학은 '감형 전략'을 9개로 나눠 정리하는 등 자신의 감형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던 것으로도 드러났다.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심신미약이 인정되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할 계획도 세우고 있었다.
그러나 이영학이 주장하고 있는 심신미약은 더이상 효력을 발휘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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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학이 모친에게 보낸 편지에 "약 먹고 했어도 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장애인이라는 점을 이용, 장애인 단체와의 연계를 꾀하기도 했다. 장애인이 저지른 범행임을 강조해 감형받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결심공판에서 사형을 구형받은 이영학은 최후진술을 통해 "이 못난 아비가 딸을 위해 살고 싶다"며 감정에 호소하다가도 "검찰이 협박하고 때리려고 했다"며 억지를 부렸다.
감형을 받아 하루라도 빨리 출소하기 위함이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방청석에서는 "완전히 미친놈이다"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강동극 기자 donggeuk@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