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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까지 죽인 '가습기 살균제' 옥시 前대표 '무죄'에 가족들 눈물

어린아이를 포함해 수많은 사상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옥시의 전 대표가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

인사이트지난해 7월 26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는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 / 연합뉴스


[인사이트] 강동극 기자 = 어린아이의 목숨까지 앗아갔던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임직원들이 결국 솜방망이 처벌을 받게 돼 유·가족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25일 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현우 전 옥시래킷벤키저 대표의 상고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존 리 전 옥시 대표는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앞서 신 전 대표와 존 리 전 대표 등은 지난 2000년 독성이 들어간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을 제조 및 판매하면서 독성 화학 물질 등의 안전성을 검증하지 않아 사망 73명 등 181명의 피해자를 낸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로 기소된 바 있다.


인사이트존 리 전 옥시 대표


안전성 검사를 실시하지 않고도 인체에 안전한 제품이라며 '아이에게도 안심', '인체 무해' 등 거짓 표시행위를 한 혐의(표시 광고 및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도 있었다.


지난해 1월 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과 관련 형사 재판 1심 선고 공판을 열어 신 전 대표에게는 징역 7년, 존 리 전 대표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신 전 대표는 살균제 원료물질의 안전성을 검증하지 않는 등 혐의가 인정됐지만 존 리 전 대표는 혐의를 증명할 객관적 증거가 없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결이었다.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수많은 사상자를 낸 기업의 전 대표들이 1심에서 솜방망이 처벌을 선고받자 피해자 및 유족들은 절망에 빠진 채 다음 재판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그러나 2심 재판은 피해자 및 유가족들을 더욱 눈물 짓게 만들었다.


신 전 대표가 "흡입독성시험을 실시하지 않은 사실 등을 라벨에 표시해야 할 주의의무를 부담하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결에 따라 징역 6년으로 감형됐기 때문이다.


존 리 전 대표 역시 "살균제가 유해한지 보고 받지 못했고 거짓 표시 광고도 알지 못했다"는 판결에 따라 1심에 이어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후 25일 상고심이 진행됐고 두 대표는 원심을 인정받아 각각 징역 6년과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인사이트


인사이트연합뉴스


이와 같은 대법원 판결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측은 크게 반발했다.


이날 시민단체 '가습기 살균제 참사 전국 네트워크'는 성명서를 내며 "지난 19일까지 신고된 피해자만 5973명(사망자 1301명)에 이르는 등 대규모 참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법부의 판결은 솜방망이에 다름없다"고 호소했다.


또 "전체 가습기 살균제 제품이 최소 43개로 조사됐는데 검찰이 기소해 재판을 받은 제품은 4개에 불과하다"며 "피해자를 많이 양산한 애경과 이마트 등의 제품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옥시 관계자들과 같은 혐의로 기소된 노병용 전 롯데마트 대표, 김원회 전 홈플러스 그로서리매입본부장에 대해서는 각각 금고 3년,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 신현우 前옥시 대표 '20년' 구형가습기 살균제 피해 논란을 일으켰던 신현우 前옥시 대표가 검찰로부터 징역 20년을 구형받았다.


박근혜가 외면한 '가습기살균제 참사' 챙기라고 지시한 文대통령문재인 대통령이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해 국가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 및 재발방지 마련 등을 적극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강동극 기자 donggeuk@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