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6일(화)

첫 대상받고 34년 함께한 아내에 "다음 생에도 같이 살자" 고백한 천호진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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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KBS 연기대상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34년 연기 인생에서 처음으로 대상을 수상한 배우 천호진이 지금껏 곁에 있어 준 아내에게 가슴 뜨거운 수상 소감을 남겼다.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2017 KBS 연기대상'에서 천호진은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으로 대상 트로피를 안았다.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 천호진은 오직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우리네의 아버지' 서태수로 열연하고 있다.


특히나 사업이 망하고 점차 아내와 자식에게 외면받는 서태수의 외로운 뒷모습은 '가장'의 무게와 책임감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어 시청자들의 많은 공감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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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2017 KBS 연기대상 


무대에 오른 천호진은 첫 대상이라는 감격의 순간에도 조금은 담담한 모습이었다.


"안녕하세요 천호진입니다"라며 첫 운을 뗀 그는 "아직 저희 드라마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감히 이 상을 받게 되는 게 집중력이 흐트러질 것 같아서 제가 받지 않겠다. 이 상은 세상 모든 부모님들께 드리겠다"고 말했다.


자신도 누군가의 한 아들이라며 부모님을 떠올린 천호진은 "아버님이 몸이 조금 안 좋으시다. 빨리 완쾌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천호진은 진심으로 이 상을 전해드리고픈 사람이 있다며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바로 아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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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2017 KBS 연기대상 


그는 "여보, 연애할 때 한 약속을 지키는 데 34년이 걸렸네. 너무 늦었다. 미안해. 당신만 허락하면 내 다음 생에 당신과 다시 한 번 살아보고 싶네. 꼭 약속 지킬게"라며 그동안 털어놓지 못했던 진심을 전했다.


연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을 떠올린 천호진의 수상 소감에 객석에서는 큰 환호성과 응원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마지막으로 천호진은 "'황금빛 내 인생' 끝날 때까지 사랑해주시길 바라겠다. 후배들 고맙다"는 말로 소감을 마쳤다.


1983년 MBC 17기 공채 탤런트로 연기에 첫발을 내디딘 천호진은 그동안 드라마 45편, 영화 43편 등에 출연하며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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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KBS 2TV '황금빛 내 인생'


때로는 사극 '육룡이 나르샤'에서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로, 때로는 '시티헌터'에서 냉혹한 과거와 비밀을 지닌 대통령으로, 또는 '황금빛 내 인생'에서 평범한 가장으로 열연해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지난 34년간 쉴 새 없이 연기해왔지만 천호진은 수상의 기쁨과는 조금 거리가 멀었다. 1992년 제28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남자신인연기상을 수상한 것이 전부였다.


그로부터 25년 만에 '대상'의 영광을 안은 천호진은 쌓아온 내공만큼이나 진정성 있는 수상 소감으로 또 한 번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편 이날 2017 KBS 연기대상에서는 천호진 외에도 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가슴 찡한 아버지로 열연한 배우 김영철이 함께 대상을 수상했다.


Naver TV '2017 KBS 연기대상' 


'아이해' 김영철·'황금빛' 천호진, KBS 연기대상 공동 수상'아버지가 이상해' 김영철과 '황금빛 내 인상' 천호진이 KBS '연기대상' 영예의 대상을 공동 수상했다.


시청자 눈물 펑펑 쏟게 만든 '위암 말기' 죽음 직감한 '황금빛' 천호진 (영상)'황금빛' 천호진이 자신의 죽음을 직감하고 오히려 기뻐하며 안도하는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