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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홀연히 사라진 죄수들, '장기' 없는 사체로 돌아왔다

이슥한 밤이 내리면 하나둘 사라졌던 죄수들은 산 채로 장기가 적출되는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OCN '보이스'


[인사이트] 심연주 기자 = 언제부턴가 이슥한 밤이 내리면 감옥에 있던 죄수들이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했다.


사라진 죄수들이 다시 되돌아오는 것을 본 사람은 그 누구도 없었다.


다음번에는 자신의 차례일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죄수들은 몸을 떨었다.


그 많던 죄수들은 도대체 어디로 홀연히 사라져버린 것일까.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최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중국 정부가 '파룬궁' 수련자들의 장기를 불법으로 적출하고 매매했다고 보도했다.


리훙즈라는 남성이 창시한 파룬궁은 하나의 수련법으로 각종 난치병에 뛰어난 효과를 보여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파룬궁의 수련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1억 명을 돌파하면서 공산당원 수를 넘었다.


중국 정부는 이를 경계해 파룬궁을 하나의 불법적인 사교 집단으로 몰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1999년 당시 국가 주석이었던 장쩌민은 파룬궁 수련자들을 구타하고 체포하는 등 대대적인 탄압을 가했다.


잡아 들인 수련자들은 100여 가지의 고문에 시달리며 비인간적인 환경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이렇게 죽은 파룬궁 수련자는 무려 4,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하지만 더욱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었다.


바로 중국 정부가 파룬궁 수련자들의 장기를 불법으로 적출하고 매매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지난 2006년 국제인권변호사 데이비드 메이터스는 캐나다의 경우 간 이식 대기기간이 32.5개월인데 비해 중국은 고작 1~2주밖에 걸리지 않는 점에 지적했다.


또한 그는 중국에서 장기이식 숫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1999년경이 파룬궁 박해가 시작됐던 시기와 일치한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그는 2달간의 조사와 인터뷰를 진행해 '파룬궁 수련자들이 산 채로 장기가 적출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파룬궁 수련자의 장기를 적출했던 외과 의사의 전 부인이 해당 사실을 폭로한 지 4개월 만이었다.


조사 결과 최소 10만여 명의 파룬궁 수련자들이 산 채로 신장, 각막, 간 등의 장기 적출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소 10만이기 때문에 그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태다.


다만 장기를 합법적으로 기증한 사람의 숫자에 비해 이식을 받은 사람의 숫자가 훨씬 많아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희생자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실제로 중국은 자발적인 장기 기증 수준이 매우 낮음에도 매년 장기이식 사례가 늘고 있다.


현재는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장기이식을 많이 하고 있기도 하다.


조사과정에서 한 조사원은 장기이식을 받으려는 환자의 가족으로 신분을 위장하고 중국 광시성의 한 병원에 전화를 건 적이 있었다.


이때 조사원은 "건강한 파룬궁 수련자의 장기를 얻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의사는 "파룬궁 수련생의 장기를 감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고 대답했고, 이는 또렷하게 녹음돼 사람들을 경악하게 했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논란이 계속되자 2016년 6월 미국 하원은 파룬궁 수련자들의 강제 장기 적출을 즉각 중지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결의안에는 파룬궁 박해를 즉각 중단하고, 장기이식 시스템에 대한 신빙성 있고 투명한 독립적 조사 진행을 허용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해당 사실을 반박하는 다큐멘터리까지 제작하는 등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중이다.


진실을 아는 것은 중국 정부와 이미 죽어버린 희생자들밖에 없다.


죽은 자는 말이 없는 법이지만, 희생자들은 절규와 고통의 눈물로 세상에 흔적을 남겼다.


그리고 그 흔적을 다른 사람들이 뒤쫓으며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언제가 되었든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다.


'인신매매단'이 실제로 사용한다는 7가지 납치 수법'나는 아니겠지'라는 불확실성에 소중한 목숨을 내던지지 말자. 범죄는 언제나 우리 주변에 도사리고 있다.


심연주 기자 yeonju@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