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토)

아이들 선물 사러갔다 길바닥서 옷 갈아입고 불속에 뛰어든 소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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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크리스마스 날, 자녀들과 선물을 사러 가던 길에 화재 소식을 듣고 급히 현장으로 출동한 소방관이 있다. 


단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길바닥에서 옷을 갈아입고 불 속에 뛰어든 소방관의 희생 정신이 뭉클함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전하고 있다. 


지난 25일 경기 수원의 한 오피스텔 공사 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14명의 부상자가 생겼다.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 2명도 얼굴과 손에 화상을 입는 부상을 당했다.


이날 현장에는 비번으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던 수원 정자119 안전센터 소속 민세정(42) 소방위도 출동했다. 


민 소방위는 "아이들과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러 가다 비상소집 전화를 받고 차를 돌렸다"며 "불이 언제 날지 모르는데 소방관에게 따로 쉬는 날이 어디 있겠느냐"고 조선일보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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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화재 현장에 소방차가 아닌 개인 승용차로 출동한 소방관은 민 소방위뿐만이 아니었다.


소방당국이 화재 진압을 위해 비상소집을 발령하면서, 휴일이었던 대원들 전부 개인 차량에 소방장비를 싣고 현장에 도착했다.


이들은 근처 길가에 차량을 세워두고 트렁크나 조수석에서 장비를 꺼내 착용했다. 그리고 현장까지 걸어갔다.


소방관들이 길에서 출동 준비를 하는 모습은 근처에 있던 사람들의 카메라에 그대로 포착되며 안타까움을 샀다.


이와 관련 경기남부소방본부 관계자는 "안전센터에 가도 차가 없다"고 호소했다.


소방서의 출동 차량이 부족하다 보니 비상근무를 할 때면 소방대원들이 개인 차량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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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접한 국민들은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관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최근 제천 사고 등 화재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소방 대응에 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초기 대처가 미숙하다는 비판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인력을 충원하는 등 근무 환경을 개선하면 자연스레 없어질 문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청웅 세종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지역 소방 인프라 구축에 있어서는 정부 차원에서 투자해야 한다"며 "그게 국민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재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건조한 겨울철, 또 다른 피해가 없도록 이번에야말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수원 광교 공사장 대형 화재로 '1명 사망·13명 경상'광교 신도시의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사망자 1명과 경상자 13명이 발생했다.


화재 출동하다 차량 부수면 고스란히 물어줘야하는 한국 소방관소방관들이 모든 책임을 떠안지 않도록 소방법 개정안이 엄격히 현실에 적용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황효정 기자 hyoj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