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부적절한 행위로 논란이 된 정명훈 감독의 서울시와의 재계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서울시가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 예술감독과의 재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죄를 눈 감아 준다는 지적이다.
시와 정 감독은 이번 주 초 1년 재계약에 합의했으나 빠른 시일 내에 계약 내용을 보완해 재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서울시의회와 언론에서 제기한 정 감독에 대한 의혹들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음에도 재계약 방침을 고수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 감독이 제시한 재계약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한 시의회와의 물밑 협상도 진행 중이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이 "정 감독 외에 대안이 없다"며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어 '도 넘은 특혜'와 함께 무리수를 두고 재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인다.
23일 시와 시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양측은 서울시향의 북미투어를 추진하기 위해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 시의원은 "정 감독이 (북미투어를) 꼭 가겠다고 한다" 며 "이에 따라 한 번 거절했던 사업에 대해 재논의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4월로 예정된 북미투어에서 서울시향은 미국 주요도시를 순회하며 공연할 예정이었으나 지난달 시의회의 예산심의과정에서 10억원 가량의 사업비 전액이 삭감됐다.
이에 정 감독은 신년 간담회에서 재계약 조건으로 시의 서울시향 지원을 내걸며 "시의 지원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강하게 내비쳤다.
해당 발언 이후 북미투어를 포함한 시의 지원이 다시 추진되는 상황이다.
시 고위 관계자는 "정 감독과의 재계약 방침은 변한 게 없다"며 최근 감사 결과에 대해 "중대한 위법 사항은 없다"고 일축했다.
정 감독에게 사과를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문제가 된 계약 조건 등을 수정해 재계약을 진행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박 시장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정 감독을 잡기 위해 부적절한 사업이나 처신도 허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시의원은 "정 감독과의 재계약 성사란 목표를 가지고 집행부가 달리고 있는 것 같다"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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