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16℃ 서울
  • 8 8℃ 인천
  • 16 16℃ 춘천
  • 15 15℃ 강릉
  • 16 16℃ 수원
  • 13 13℃ 청주
  • 13 13℃ 대전
  • 11 11℃ 전주
  • 13 13℃ 광주
  • 16 16℃ 대구
  • 18 18℃ 부산
  • 16 16℃ 제주

고기 좋아하는 며느리에게 수육 삶은 시어머니가 한 행동

"살코기를 좋아한다"는 며느리 말에 일일이 고기를 다 발라낸 시어머니의 사랑 가득한 행동이 훈훈함을 전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동상이몽2 너는 내 운명'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자식이 좋아하는 음식을 다 양보하던 부모님의 모습. 엄마,아빠를 둔 이들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기억이다.


그런 행동을 '시어머니'가 해 보인다면 어떨까.


지난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어느 며느리가 쓴 글이 25만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시선을 끌었다.


글쓴이 A씨는 "우리 시어머니 자랑을 하고 싶어 이렇게 글을 적어본다"고 말문을 열었다.


지금 남편과 결혼하기 전, 처음 인사를 드리러 갔을 때부터 자신의 시어머니는 자신을 참 예뻐해 주셨다고 A씨는 회상했다.


결혼식 당일 시어머니는 A씨를 불러다 놓고 "앞으로 엄마와 딸처럼 지내자"고 말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마이리틀텔레비전'


그 후로 시어머니는 정말 A씨를 딸처럼 대했다. A씨 또한 그런 시어머니가 좋았다.


그러나, 아무리 좋아도 시어머니는 시어머니란 생각을 했다고 고백한 A씨였다.


'어떻게 시어머니가 친정엄마와 같을 수 있을까'하는 마음에 A씨는 자신도 모르게 선을 그어두고 지냈다.


그 생각은 이번 김장철을 맞으며 눈 녹듯 사라졌다.


지난 저녁, 시어머니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수육을 해놨으니 저녁 먹으러 오라"는 단순명료한 내용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시어머니의 집을 찾았을 때 A씨는 시어머니 혼자 김장을 다 끝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살림하는 남자들'


일거리는 하나도 남기지 않은 시어머니는 푸짐한 수육 한 상을 며느리 앞에 내왔다.


그러면서 "내 입맛에는 부드러운 비곗살이 많이 붙은 부위가 맛있다"며 며느리를 향해 어떤 고기 부위를 좋아하는지 물었다.


이에 A씨는 "고기라면 다 좋아한다"면서도 "살코기 부분을 가장 좋아하긴 한다"고 대답했고, 시어머니는 그러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여느 때처럼 평범하게 끝날 줄 알았던 저녁 식사였지만, 뜻밖의 에피소드가 A씨를 기다리고 있었다.


식사하고 있던 A씨는 문득 살코기 부분만 있는 고기들이 자신 앞에 쌓여 있다는 걸 깨달았다.


고개를 든 A씨의 시야에는 식탁 맞은편에 앉아있는 시어머니가 들어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살림하는 남자들'


시어머니는 식사도 멈춘 채 젓가락으로 살코기 부분만 따로 분리해 A씨의 접시에 가져다 놓고 있었다.


순간 A씨의 머리에는 친정엄마의 모습이 스쳤다. 어릴 적, A씨의 입에는 살만 발라 넣어주고 남은 비계로 식사를 하던 친정엄마였다.


A씨는 "눈에 친정엄마와 시어머니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며 "시어머니는 날 정말 딸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고 전했다.


이어 "더욱 잘해드려야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아버지가 이상해'


사실 우리나라의 고부갈등은 사회 문제 중 하나로 대두될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1년 내내, 특히 명절 연휴를 전후로 고부갈등으로 인한 사건이 보도된다. 소소하게는 이혼에서, 심하게는 살인사건까지 벌어진다. 


전문가들은 고부갈등의 원인으로 가부장적인 유교 문화를 꼽는다. 


시댁을 위한 며느리의 희생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문화와 여기에 세대 차이까지 겹치면서 '고부갈등'은 우리나라에선 절대 풀 수 없는 문제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A씨처럼 서로를 배려하며 돈독한 사이를 유지하는 고부지간도 있다. 


현실에선 보기 드문 '딸 같은 며느리, 엄마 같은 시어머니'의 모습에 누리꾼들은 따뜻한 감동을 받았다는 반응과 함께 부러움을 나타냈다. 


며느리 '평창 롱패딩' 사주러 지방서 상경해 밤새 줄 선 '스윗한' 시아버지사랑하는 며느리를 위해 서울까지 올라와 평창 롱패딩을 구매하려 줄을 선 시아버지의 사연이 훈훈함을 자아낸다.


황효정 기자 hyoj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