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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서울 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재용 부회장이 모친상을 당한 옆방 수감자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했다.
지난 27일 조선일보는 최근 서울 구치소에 수감됐던 A(35)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지난달 18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 구치소 한 수감동 2층 독방에 수감돼있던 A씨는 이틀 전 어머니가 자살하셨다는 얘기를 듣고 슬픔에 빠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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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A씨는 출소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었을 뿐더러 장례식 참석도 허가받지 못해 슬픔이 더 컸다.
그런데 그날 슬픔에 빠져있는 A씨의 창밖에서 누군가 "옆방에 이웃이 왔네요. 얘기 들었어요. 제 동생도 그렇게 갔는데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 같아요. 힘내세요"라는 위로의 말을 건넸다.
A씨가 가로·세로 20cm 정도의 창밖을 내다보니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있었다.
당시 이 부회장은 변호사 접견을 마치고 자신이 수감된 독방으로 돌아가던 중 A씨에게 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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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은 이후에도 변호사 접견 등을 위해 독방을 나설 때마다 A씨에게 "힘내시라"고 말하며 배식구로 음료수나 감 등을 넣어줬다.
A씨는 이 부회장이 건넨 감의 껍질이 깎여있는 것을 보고 부회장이 식빵을 자르는 칼로 감을 직접 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일주일간의 독방 생활을 마친 A씨는 이 부회장의 독방 배식구에 과자 등 구치소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넣으며 "재판에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인사했다.
이에 이 부회장은 "고맙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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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독방이 있는 수감동의 바로 옆방이라 누군가 우리 대화 과정을 본 것도 아니었고 타인의 의식을 한 행동도 아니었다"며 "남의 아픔을 보고 걱정해주는 데 진심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들 재벌들은 '괴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 사건을 보면서 이 부회장처럼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