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난방비 아껴 '어려운 아이들'에 1천만원 기부한 기초생활수급자 할머니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인 90대 할머니가 병원비까지 아껴 모은 1천만원을 어려운 아이들에게 기부했다.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인 90대 할머니가 병원비까지 아껴 모은 1천만원을 어려운 아이들에게 기부했다.
지난 24일 부산 동구는 초량 6동에 사는 이소순 할머니가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1천만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동구에 따르면 이 할머니는 지난 23일 복지 담당 공무원을 애타게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공무원들이 찾아가자 할머니는 "어려운 아이들을 돕고 싶다"며 1천만원을 기부했다.
이 할머니는 "여생을 정리하는 차원이다. 적지만 받아달라"며 꼬깃꼬깃 접은 오만원권 200장을 공무원에게 건넸다.
담당 공무원은 이 돈을 할머니의 치료비 등으로 쓰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지만, 할머니는 "꼭 전달해야 마음이 편하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 할머니는 그동안 자녀 없이 혼자 살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도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월 50만원가량의 보장 급여를 거의 쓰지 않고 모아왔다고 한다.
특히 할머니는 즐겨 찾는 절에 큰돈을 기부하고 생을 정리할 때 나올 전세보증금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탁하겠다는 뜻을 밝힐 만큼 평소 기부에 대한 신념이 뚜렷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동구 관계자는 "할머니의 뜻에 따라 좋은 곳에 기탁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과 협의하겠다"면서 "(이 할머니를) 홀몸노인 무료 장례서비스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