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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 때문에 망했다'는 악플에 포항 학생들 "괜히 미안하다"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으로 수능이 연기된 가운데, "너희 때문에 망했다"는 악성 비난을 접한 포항 학생들의 반응이 눈길을 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해 수능이 일주일 연기된 가운데, 수험생들 간 이른바 아픈 '지역감정'이 생기고 있다.


지난 15일 교육부는 이날 발생한 경북 포항 지진으로 다음날(16일) 치러질 예정이었던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일주일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59만 명이 치르는 수능 시험이 불과 몇 시간 전에 미뤄지자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왔다.


특히 수험생으로 보이는 일부 누리꾼들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그깟 지진 때문에 수능을 미루냐", "포항 지역 애들 때문에 망했다" 등과 같은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인사이트네이버 캡쳐


이런 반응을 접한 포항 지역 수험생들은 이에 대해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며 복잡한 심정을 털어놓고 있다.


지진 발생과 수능 연기 결정 그 모든 게 자신들이 원했던 바가 아니었지만, 포항 수험생 대부분은 "다른 지역 수험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를 가장 먼저 꺼냈다.


포항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라는 A양은 자신의 SNS를 통해 "수능 연기가 옳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면서도 "전국 수험생들이 모두 수능 당일만 바라보고 달려왔기 때문에 이들이 느낄 상실감이 걱정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포항 지역 수험생 B양은 수험생 입장에서 수능 연기가 당황스럽기는 모두 마찬가지라면서 "그래도 지진이 포항에서 발생한 거라 뭔가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밝혔다.


덧붙여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포항 수험생들을 욕하는 글을 접했다는 그는 "다른 지역 수험생들이 수능 연기를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비난 글을 보고 힘들어하는 친구들도 있다"고 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B양의 말처럼 이런 악성 비난 때문에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는 포항 수험생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 수험생 C군은 수능이 연기된 후 "'포항 학생들 실력으로 안 되니까 이런 식으로 일을 만든다'는 말을 들었다"며 "위로해주시는 분들도 있지만 이런 얘기들 때문에 힘들다"고 고백했다.


한편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으로 수능이 일주일 연기된 가운데 수험생들은 시험 자체뿐 아니라 여러 부분에서 혼란을 겪고 있는 상태다.


수능을 앞두고 교재를 버리거나 정리했던 많은 수험생들이 수능 연기 소식을 접한 이후 쓰레기통으로 달려가는 모습이 포착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았다.


인사이트연합뉴스


또한 수능 이후로 여행 등을 계획했던 수험생들은 줄줄이 취소해야 했으며, 수시 및 정시 등 대입일정과 앞으로 남은 일주일간의 공부 계획에 대해서도 차질을 빚고 있다고 알려졌다.


무엇보다도 수험생들의 정신적인 압박감과 부담감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나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번 수능 연기는 수험생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선택이었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원래 수능일이었던 어제(16일) 포항에서는 여진이 총 50회가량 발생했으며, 여기에는 규모 3.6의 지진도 포함돼 있어 주민들은 하루종일 불안에 떨어야 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원래 수능날이었던 어제(16일) 포항 여진 '49차례' 발생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예정됐던 16일 경북 포항에서는 규모 3.0 이상의 비교적 강한 여진이 발생하는 등 여진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황효정 기자 hyoj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