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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점퍼 훔친 초등생 감금한 30대男 법정구속

초등학생 아들의 유명 상표 점퍼를 가져간 초등학생을 감금한 30대 남성에게 징역 4월이 선고되고 법정구속됐다.

<사건과 직접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유명 상표 점퍼 한벌을 놓고 빚어진 갈등에 초등학생 2명의 집안이 큰 상처를 안게 됐다. 

 

남의 점퍼를 가져간 학생은 점퍼 주인의 아버지에 의해 감금당하고 이 아버지는 법정구속되기까지 했다. 

 

2013년 12월 20일께 전남 화순군 모 아파트 놀이터. A(초교 2년)군과 B(초교 4년)군은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또래끼리 통하는 게 있었는지 눈 장난을 하며 함께 놀았다.  

 

그 뒤가 문제였다. B군은 A군의 시쳇말로 잘 나가는 상표 점퍼(34만원 상당)를 들고 다른 곳으로 옮겼다가 원래 있던 자리에 도로 갖다 놨다.

 

이 사실을 알게 된 A군의 아버지(36)는 분개했다. 그는 성탄절 전날인 같은달 24일 오전 8시 5분께 초등학교 인근에서 등교하는 B군을 발견하고 "네가 점퍼를 가져갔느냐"고 추궁하면서 자신의 차량에 태웠다.

 

그러고는 30분가량 승용차를 운행해 B군에게 겁을 줬다. 충격을 받은 B군이 4개월간 심리치료를 받게 되면서 두 집안의 갈등이 시작됐다.

 

B군의 부모는 감금에 대해 사과하라며 따졌지만 A군 부모는 오히려 B군 측을 무고, 명예훼손, 절도 등으로 고소했다. 그러나 모두 각하 또는 무혐의 처분이 나왔다. 

 

아들의 점퍼를 가져갔다지만 정상적인 훈계 방법을 두고 어린 학생에게 겁을 준 A군 부모가 도리어 상대방을 고소한 것은 자충수였다.

 

A군 아버지는 차량에 B군을 감금한 혐의(감금, 아동복지법 위반)로 기소돼 재판을 받게 됐다. 

 

광주지법 형사 10단독 김승휘 판사는 최근 A군의 아버지에 대해 징역 4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검찰의 구형은 징역 6월이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10살에 불과한 피해자를 급우들 앞에서 강제로 차량에 태워 30분가량 감금한 행위는 그 동기가 뭐든 무거운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며 "A군 아버지가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자신의 행위가 정당하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어 일정 기간 사회로부터 격리해 반성하도록 했다"고 법정구속 사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B군은 상당한 정신적·심리적 충격을 받았고 지금까지도 충격에서 온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범행 후 전화로 B군에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만 해달라는 부모의 요청을 받고도 응하지 않았고, 오히려 상대방을 고소한 것은 가해자의 태도로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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