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에이즈' 환자 80명 치료 거부한 채 '잠적'…보건관리 비상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에이즈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부산 지역에서 연락이 두절된 에이즈 환자가 80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80명은 보건당국의 상담과 치료를 거부한채 잠적했지만 현행 관련법과 규정으로는 소재 파악이 불가능해 에이즈 환자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다.

26일 부산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소속 정명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부산시와 16개 일선 구·군 보건소에서 받은 에이즈 감염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부산 지역 에이즈 감염 환자는 878명에 이른다.

성별로 봤을 때 남자가 781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여성은 97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들 가운데 798명은 보건당국의 지원 아래 상담과 치료, 투약처방을 받고 있지만 80명은 연락이 두절돼 소재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에이즈 환자 80명이 상담거부는 물론 진료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활동을 약화시키는 항레트로바이러스 투약을 받지 않고 있기 때문에 병이 악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뿐만 아니라 최근 적발된 20대 여성 에이즈 성매매 사건처럼 불특정 다수와 성관계하는 등의 가능성도 있어 보건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이처럼 오랜 기간 연락이 닿지 않고 치료를 받지 않는 에이즈 환자들이 많지만 보건당국이 소재를 파악해 치료를 권유하기는 현행법상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현재 에이즈 환자의 신원과 소재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경우는 병원 치료 후 치료비를 보전받기 위해 일선 보건소에 본인부담금 보전 신청서를 낼 때뿐이다.

부산 한 보건소 에이즈 담당 직원은 "치료조차 받지 않고 연락이 끊긴 에이즈 환자들에 대한 거주지와 몸 상태 등을 알 수 있는 길은 현재로서 없다"고 말했다.

연락이 두절된 부산 지역 에이즈 감염 환자 80명의 소재를 파악하고 무엇보다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로 보인다.

한편 정명희 시의원은 "시를 비롯해 보건당국은 에이즈 예방과 치료를 위한 다각적인 홍보 등 유연한 정책을 펴 보건행정에 사각지대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에이즈 10대 청소년 환자 10년간 '4배' 늘었다국내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에이즈) 청소년 환자가 지난 10년간 4.2배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