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모은 3천만원 기부하려 병원 몰래 나온 '암투병' 할머니
암 투병 중인 80대 할머니가 평생 모은 돈을 기부해 주위를 훈훈하게 한다.
[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암 투병 중인 80대 할머니가 평생 모은 돈을 기부해 주위를 훈훈하게 한다.
지난 1일 오후 부산 금정구청으로 배낭을 멘 80대 할머니가 찾아왔다.
금청구청에 도착한 할머니는 배낭에서 봉투를 주섬주섬 꺼내더니 "나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써달라"며 직원에게 건넸다.
할머니가 준 봉투에는 3천만원이 담겨있었다.
할머니는 절차를 밟아 기탁식을 하자는 구청 직원의 요청도 뿌리치고 기념사진 한 장 남기지 않은 채 "빨리 병원에 가봐야 한다"며 서둘러 구청을 떠났다.
3천만원을 기부한 할머니의 정체는 담낭암 말기의 박복순(80)씨.
할머니는 남편과 사별한 뒤 작은 월세방에서 혼자 살아오는 등 넉넉지 않은 살림을 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주일 전 심하게 아파 요양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진 할머니는 죽기 전 의미 있는 일에 재산을 사용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으로 보인다.
금정구청은 6일 할머니의 뜻에 따라 100만원씩 저소득층 30가구에 기부금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권길여 기자 gilye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