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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영화 '택시운전사'의 주인공 '만섭'의 실존 인물인 김사복씨와 힌츠페터가 함께 찍힌 사진이 공개됐다.
5일 김사복씨의 아들로 알려진 김승필씨는 부친과 독일인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가 함께 찍힌 흑백사진을 공개했다.
김씨가 공개한 사진에서 김사복씨와 힌츠페터는 일행들과 수풀이 우거진 장소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해당 사진 속 힌츠페터와 주변 동료들의 모습이 그동안 5·18기념재단이 공개한 사진과 닮아 있어 김씨의 주장에 신빙성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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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힌츠페터의 유해가 묻힌 광주 5·18 묘역에 아버지를 모시고 싶다고 말했다.
광주 5·18 묘역에는 '광주에 묻히고 싶다'는 힌츠페터의 유지에 따라 그의 머리카락과 손톱 일부를 안치한 추모비가 세워져 있다.
김씨는 이날 서울 모처에서 광주시 5·18민주화운동기록관 관계자와 면담하고 1980년 5월 항쟁 당시 부친의 행적을 담은 여러 기록물을 다음 달 국회에서 열리는 힌츠페터 추모 사진전에서 공개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5·18기록관 측은 자료와 정황을 토대로 김씨 부친이 김사복이라는 사실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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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아버지에 대해 '택시운전사' 속 만섭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증언했다.
김씨에 따르면 김사복씨는 일반 택시가 아니라 서울 팔레스호텔 소속 콜택시였으며 사회 문제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었다.
힌츠페터와 함께 광주에 다녀온 뒤로는 자주 술을 마시며 괴로워했고 결국 건강 악화로 1984년 별세했다.
때문에 김사복씨와 재회하기 위해 택시회사나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등을 수소문한 힌츠페터와 만날 수 없었다.
김씨는 "광주에서 직접 부친의 존재와 그간의 사정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다"며 "살아생전에 다시 만나지 못했던 부친과 힌츠페터가 5·18 옛 묘역에서 재회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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