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KT가 설치 및 수리기사들을 '머슴'으로 표현하며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 31일 KT새노조 홈페이지에는 '가입하신 고객님 댁으로 머슴을 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사진 한 장이 게재됐다.
공개된 사진 속 KT의 인터넷 관련 홍보물에는 A/S 기사들을 '머슴'으로 표현한 문구가 버젓이 적혀있다.
홍보물에는 '가입하신 고객님 댁으로 머슴을 빌려드립니다. 인터넷 관련 전기선 정리, 몰딩 작업을 무료로 해드립니다'라고 쓰여있는 모습이다.
KT새노조 홈페이지
충청북도 세종시 보람동의 한 아파트에 뿌려진 것으로 알려진 해당 홍보물은 KT 세종지점의 홍보 전단지다.
이 같은 비하적 표현에 인터넷 설치 및 A/S 기사들의 항의 글이 이어지자 KT 관계자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해명을 내놓았다.
KT 관계자는 "(해당 홍보물은) KT의 대리점, 직영점에서 직접 만든 게 아니라 이동통신사 3사를 모두 모아 합체 상품을 파는 '판매점'에서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설치기사들이 아니라 그 판매점에 있는 직원들이 가서 몰딩 작업을 해준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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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전단지는 전면 회수했고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한 상태다.
하지만 KTS새노조 준비위원회는 1일 KT새노조 홈페이지를 통해 성명을 발표하며 "신규 입주 아파트에 배포한 홍보 전단에 사전 KT의 협의 없이 영업점 독단으로 '머슴'이라는 표현을 삽입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영업점의 독단적 판단이라 하더라도 KT의 CI가 들어가는 홍보 전단에 '머슴'이라는 표현을 한 일은 결국 KT 관리 감독의 부재를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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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결국 그동안 KT 내부에서 KTS를 바라본 시각이 고스란히 응축된 표현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KTS새노조 준비위원회는 "지금까지 KT의 영업 및 실적 우선주의 때문에 아무런 권한이 없는 KTS 현장 직원들이 고객을 만나야 했다"고 업무 방식에 대한 불만도 토로했다.
이어 "고객들의 부당한 요구나 민원에 정당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모든 것을) KTS 직원이 일방적으로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점이 이번 '머슴' 사건의 본질이다"고 밝혔다.
김소영 기자 so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