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대전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조리도구 세척 시 '양잿물' 성분의 세제를 과도하게 사용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또 다른 학교에서도 유사한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31일 노컷뉴스는 대전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를 통해 해당 학교에서도 양잿물 성분의 '오븐 크리너'가 과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급식 위생 문제가 도마에 올랐던 대전 모 초등학교의 학부모 유모(45) 씨는 "당시 학부모들이 검수하는 과정에서 급식실에서 오븐 크리너 원액을 바닥에 마구 뿌리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이 목격한 오븐 크리너는 약간 노란색을 띠어 이를 바닥에 붓자 명확히 티가 났으며 학부모들은 이를 촬영해 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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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학부모 이모(44) 씨는 "급식 문제로 진상 조사에 참여했을 때 조리원이 오븐 크리너를 희석하지 않고 원액 그대로 사용한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오븐 크리너의 사용 시 수산화나트륨 4% 미만이라는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100배 희석을 해야 하나 원액 그 자체로 오븐 안을 청소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구매 영수증을 확인해보니 해당 학교는 한 달에 최대 4통의 오븐 크리너를 구매하는 등 과도한 양을 사용하고 있었다.
해당 학교에서 사용한 오븐 크리너 역시 '양잿물'로 알려진 수산화나트륨 성분이 포함된 세제로 학교 급식에서 제한하는 유독 물질 기준치에 최대 3배에 달하는 양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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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한 달에 오븐 크리너를 4통까지 구매했던 달에 아이의 코끝에 빨간 반응이 나타났고 볼과 등에 두드러기가 올라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학부모들이 세균 채취, 세제 잔류량 검사를 하기도 전해 교육청과 학교 관계자들이 급식실을 청소해 관련 검사는 이뤄지지 못했다.
유씨는 "교육청과 학교장, 조리원들이 진상조사 바로 전날인 주말에 예고도 없이 급식실을 청소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은 "학부모들의 항의에 하루라도 빨리 아이들에게 깨끗한 음식을 주기 위해서"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학교의 오븐크리너 과용에 대해 이미 지난해부터 학부모들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으나 학교 측은 "그럴 리가 없다"며 이를 듣지 않았다.
한편 논란이 커지자 대전교육청은 학교 급식소에서 사용하고 있는 세제에 대해 긴급 조사에 착수했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