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외벽서 작업하던 '다섯 아이 아빠' 사망케 한 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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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밧줄에 의지한 채 아파트 외벽에서 작업하던 인부를 살해한 남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15일 경남 양산시의 한 아파트에서는 아파트 외벽 도색작업 중인 인부가 매달린 밧줄을 끊어 살해한 서 모(41)씨에 대한 현장 검증이 진행됐다.

서씨는 지난 12일 이 아파트 외벽 도색작업 중이던 김 모(46)씨와 황 모(36)씨가 매달린 밧줄을 커터칼로 끊었다.

당시 12층에 매달려 있던 김씨는 바닥으로 추락해 그 자리에서 숨졌고 황씨는 다행히 밧줄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아 목숨을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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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체포된 서씨는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잤는데 시끄러운 음악 소리에 잠을 잘 수 없었다"며 "화가나 옥상으로 올라갔는데 사람은 없고 줄만 보여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진술했다.

현장 검증을 위해 서씨가 모습을 드러내자 숨진 김씨의 큰형(53)이 "네가 인간이냐.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울음 섞인 고함을 터트렸다.

주변에 있던 주민들도 서씨에 대한 원망과 비난을 쏟아냈다.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서씨는 경찰들과 함께 옥상으로 올라가 범행 당시 상황을 재현했다.

사건 현장 아파트 / 연합뉴스

현장검증을 마친 서씨는 기자들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호송차에 올라탔다.

김씨 장모 한 모(66)씨는 "과일 노점상을 함께 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힘든 일을 하면서도 힘든 내색 한 번 안 했다"며 "막내는 아빠가 언제 오느냐고 말하는데 가슴이 미어진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김씨가 자신의 목숨을 의지했던 1.8cm 밧줄은 서씨의 커터칼에 잘려나갔다.

현장에 있던 밧줄 위에는 그의 넋을 기리는 국화꽃 한 다발이 놓여졌다.

그는 아내와 고교 2학년생부터 27개월 된 아이까지 5남매의 행복을 혼자서 책임진 가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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밧줄 끊겨 추락사한 외벽 작업자, 자녀 5명 둔 '가장'이었다한순간의 분노를 참지 못하고 밧줄을 끊어버린 아파트 주민 때문에 5명의 아이들은 하루아침에 아버지를 잃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