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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집배원, 업무 중 사망률 소방관보다 '2배' 더 높다

과로로 사망하는 집배원이 늘어나면서 집배원의 열악한 노동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최근 비를 맞으며 늦게까지 근무한 집배원이 다음 날 사망한 채 발견되면서 집배원의 열악한 노동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집배원 순직률이 소방관의 2배인 것으로 조사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8일 민주노총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은 가평우체국에서 일하던 용환철(57) 집배원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집배실장을 맡으며 책임감이 투철했던 용 집배원은 사망 전날에도 늦게까지 비를 맞으며 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사실 과로사로 추정되는 집배원의 사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가평우체국에서만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간 3명의 집배원이 사망했다.


가평우체국은 배달 구역이 시골이고 오지인 탓에 다른 관할 우체국보다 오토바이 운행거리가 훨씬 길다.


당일 배정된 우편물을 모두 배달하려면 장시간 근로가 불가피한 상황. 하지만 가평우체국은 최근 10년 동안 집배원 충원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사이트연합뉴스


가평우체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노동자운동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5년 2개월간 사망한 집배원은 86명에 달한다.


그중 과로사가 인정돼 순직처리된 건 17건이다. 전체 정원수와 비교해보면 이는 소방관 순직보다 2배 높은 사망률이다.


집배원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55.9시간으로 일반 노동자(2015년 경제활동 인구조사 기준)가 46.3시간인 것에 비해 약 12시간 더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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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경영 악화를 이유로 우정사업본부는 한동안 폐지됐던 '토요근무제'까지 재개했다.


장시간 근로와 더불어 주말에도 나와 일을 해야하는 것이다. 


최승묵 집배노조 위원장은 "집배원 한 명이 하루 12~16시간 일하고 있다"며 "정부기관이 모범이 돼 주 5일제를 사회에 정착시켜야 할 판에 오히려 짐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니 참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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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우체국을 방문해 "인력 증원 및 재조정을 통해 노동강도를 줄여가는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과로로 사망하는 사례가 늘어가는 만큼 조속히 집배원의 열악한 노동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토요일도 배달하는 우체국 집배원…작년에만 6명 사망지난해 순직한 집배원 6명 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1명을 제외하면 모두 일하는 도중 목숨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