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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사귄지 1년이 되는 여자친구가 자신에게 사는 집의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남성의 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3일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자친구가 집을 안 가르쳐 줍니다'라는 제목의 상담글이 올라와 많은 누리꾼들 사이에 '설전(舌戰)'이 일어났다.
글쓴이 A씨는 "사귄지 1년쯤 되는 여자친구가 있는데 사는 곳을 저에게 알려주지 않는다"며 "그냥 사는 지역만 알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저는 숨길 것도 없고 제가 사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싶어서 제가 사는 집도 데려가고 집에서 같이 놀기도 했다"며 "그런데 여친은 자기 집을 나에겐 비밀로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영화 '건축학개론'
그는 "집 구경하고 싶다고 말도 해봤는데 나중에 가자며 화제를 돌려버린다"며 "그래도 제가 남자친구인데 집을 저에게만 숨기는 것은 좀 서운하다"고 호소했다.
A씨는 여자친구의 이런 행동이 이해할 수 없다고 푸념하면서 "왜 그러는 것인지 정말 궁금하다"고 누리꾼들의 조언을 구했다.
글쓴이는 생각하지 못했겠지만 누리꾼들은 '데이트 폭력'이라는 '화두'를 꺼내면서 남녀 사이에 벌어지는 스토킹과 폭행 사건 등을 거론하며 그 원인을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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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한 누리꾼은 "여자는 연애할 때 목숨을 담보로 연애해야 하는 사회가 돼버려서 자기 보호 하는겁니다. 더 물어보지 마세요"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많은 누리꾼들은 이별한 이후 남친이 집 앞으로 찾아와 협박과 폭언을 했던 경험을 소개하면서 데이트 폭력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경고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무려 440여건의 댓글이 달렸는데 데이트 폭력의 가능성을 언급한 댓글이 절반을 넘어설 정도였다.
MBC 'PD 수첩'
한국 사회에서 데이트 폭력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부산경찰청이 지난해 2월 3일부터 7월까지 수사한 데이트 폭력 293건을 분석한 결과, 피해자 가운데 여성은 전체의 82.9%인 243명으로 절대 다수였다.
유형별로는 폭행이나 상해가 226명(77.1%)으로 가장 많았고, 감금·협박(40명, 13.7%), 성폭력(11명, 3.8%) 순이었다.
특히 여성이 이별을 통보했을 때 헤어진 여자친구 집이나 인근에서 기다린 뒤 데이트 폭력을 저지르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권길여 기자 gilye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