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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의 기적은 없었다" 크레인 사고 현장 출동한 간호사가 남긴 글

"3차선 도로에 구급차가 사이렌을 켜고 달리는데 왜 다들 안 비켜 줍니까"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3차선 도로에 구급차가 사이렌을 켜고 달리는데 왜 다들 안 비켜 줍니까"


삼성중공업 거제 조선소에서 발생한 크레인 붕괴 사고에 출동했던 간호사가 올린 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2일 경상남도 거제시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온라인 카페 '거사모(거제도를 사랑하는 모임)'에는 "저는 응급실 간호사입니다"라는 글로 시작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은 1일 발생한 거제 조선소 크레인 붕괴 사고에 출동했던 간호사가 작성한 것으로 당시 상황이 상세하게 적혀 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다니는 병원을 공개하지 않은 간호사는 "사고가 발생한 날 비번이었지만 급히 출근하라는 연락에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며 "현장에 도착하니 상황은 응급실 경력 십 수 년의 나도 머릿속이 하얘질 정도로 정말 심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구급차에 환자를 싣고 병원으로 가던 중 큰 충격을 받았다"며 해당 글을 작성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간호사는 "3차선 도로에 구급차가 사이렌을 켜고 달리는데 아무도 안 비켜주더라"며 "뭐가 그리 급한지 자리하나 못 만들어주고, 자리가 비니 재빠르게 끼어드는 차량도 있었다. 마이크 들고 십원짜리 욕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증외상을 입었을 때 1시간 안에 응급처치가 돼야 생존율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며 "제발 환자가 빠른 시간에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모든 시민들이 협력해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간호사는 끝으로 본인밖에 모르는 '진상 환자'들로 인해 직업에 대한 회의를 많이 느낀다고 밝혔는데,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정말 열 받는다", "이기적인 세상이다. 본인 일이라면 저렇게 행동할 수 있을까" 등의 분노 섞인 댓글을 남겼다.


한편 근로자의 날인 지난 1일 발생한 크레인 붕괴 사고는 사망 6명, 중상 2명, 경상 23명의 인명피해를 야기했다.


이날 사고는 타워 크레인 붐대가 무너지면서 해양플랜트 제작 현장을 덮쳐 발생한 것으로 현재 경찰수사본부는 사고원인과 안전규정 위반여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