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랄 식품'에 대해서 아시나요?"
최근 이마트 노브랜드 감자칩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이마트 감자칩에 '할랄(Halal) 식품' 마크가 찍혀있었기 때문이다.
'할랄 식품'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세지는 현 시점에서 이마트 제품 역시 이러한 소비자들의 분노를 빗겨가지 못했다. 요즘 SNS 등에서 돌고 있는 '할랄 식품이 IS의 테러 자금을 지원하는 데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소문이 소비자들의 분노에 더욱 기름을 붓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정부가 익산에 국가식품산업단지를 조성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일부 기독교 단체와 동물보호단체는 익산 식품산업단지에 할랄 식품 제조 공장이 들어선다는 소문을 듣고 결사반대를 외치면서 자연히 해당 계획은 백지화됐다.

그렇다면 대체 할랄 식품은 무엇인가? '할랄(Halal) 식품'이란 이슬람 경전 규칙에 따라 까다롭게 제조돼 무슬림들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말한다. 이에 '할랄 식품'으로 인정이 될 경우 별도로 제품에 '마크'가 부착돼 판매된다.
그런데 알고보면 할랄 식품은 엄격하기로 유명한 무슬림들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어 더욱 청결하고 신뢰도가 높다고 한다. 어찌보면 할랄 식품은 식품 위생 상태가 열악한 국내 식품 시장을 자극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에 반기를 들며 '불매운동' 등을 조장하고 있다. 이는 현 한국 사회에서 '할랄 식품'이 얼마나 냉대를 받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최근 기독교 커뮤니티 사이트 갓톡에 올라온 게시물에는 "로열티 대부분이 이슬람 포교를 위해 쓰인다", "이런식이면 이슬람단체의 테러자금은 무한히 늘어나겠다" 등의 반응들이 올라오고 있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서는 "할랄 식품을 만들려면 소의 목을 산 채로 잘라 죽을 때까지 피를 쏟게 한다"는 등의 근거없는 루머들이 양산되고 있다.
이에 지난달 21일 농림축산식품부는 '할랄 식품정책 관련 오해에 대한 설명자료'를 통해 이같은 루머들은 사실이 아님을 낱낱히 설명했다.
이처럼 정부는 끊임없이 해명하고 무수한 언론들도 '할랄 식품'에 대해 안전성과 비전을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할랄 식품'은 떠오르는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럼에도 시민들의 반응은 여전히 차갑다. 사람들은 왜 이다지도 '할랄 식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걸까?
가장 먼저 종교적인 문제가 빠질 수 없다. 한국 국민 대다수는 기독교이며 국내에서 비교적 희소한 이슬람교는 배척하고 싶은 상대였을 것이다. 게다가 무슬림들이 만든 음식이 대형 마트에 떡하니 진열돼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었을 것이다.
여기에는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도 한 몫을 했을 것이다. 익산에 식품단지가 조성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이슬람 교도들의 유입'을 가장 걱정했다. 그 속에는 유색인종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과 편견이 자리잡았을 것이다.
끝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IS와 관련한 테러에 대한 공포를 꼽을 수 있다. IS가 테러를 예고한 국가들 중 '한국'이 포함된 이후로 국가는 비상사태다. 연달아 안전불감증에 대한 지적도 끊이질 않고 있다. 끔찍한 테러를 우려하고 걱정하는 목소리는 어찌보면 당연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할랄 식품은 무조건 반대를 외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로 유입되는 무슬림의 관광객 수는 증가 추세이며, 할랄 식품의 무한한 시장 가능성 또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과는 반대로 한국의 할랄 식품 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도 못 미치고 있다. 한국에서 할랄 식품은 작은 시장규모와 국내 인증기관의 열악한 환경 등 아직 시장 장벽이 높디 높다.
물론 반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에는 경청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채 해명하는 정부의 발언에 귀를 닫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루머는 SNS를 타고 무서운 속도로 퍼지고 있다. 우리가 믿고 있는 사실이 진짜인지, 앞으로 무엇을 믿고 따라야 하는지는 '두 귀를 닫고 두 눈을 감고선' 절대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