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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86명' 죽자 뒤늦게 근무시간 '단축'하겠다는 우체국

과로에 따른 집배원의 돌연사 의심 사망이 잇따르자, 우정사업본부가 근로여건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최근 '과로'로 인한 돌연사로 추정되는 집배원의 사망이 잇따르자, 우정사업본부가 근무시간 단축과 차량 배달 확대 등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 나섰다.


그러나 뒤늦은 대책 마련에도 시행 날짜나 증원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없어 '보여주기식'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0일 이병철 우정사업본부(우본) 경영기획실장은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최근 집배원 사망사고가 잇따라 매우 안타깝고 송구하다"며 근무여건 개선책을 발표했다.


개선 방안에 따르면 우본은 신도시 개발 등에 따라 배달물량이 증가하는 지역에 집배원을 증원하고 민간위탁 배달을 확대해 집배원의 업무를 경감할 계획이다.


배달 여건도 바뀐다. 집배원 이동 거리 단축을 위한 무인우편함, 집배 센터, 중간보관소 등을 확대하여 집배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을 44시간 이내로 감축하겠다는 것이 우본의 목표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지난해 순직한 집배원 6명 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1명을 제외한 5명은 모두 일하는 도중 목숨을 잃었다.


이들 대부분은 부족한 일손을 채우기 위해 주말할 것 없이 중노동에 시달려야 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노동자 운동연구소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집배원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55.9시간으로 일반 노동자(2015년 경제활동 인구조사 기준)에 비해 약 12시간 더 길게 일한다.


이 때문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은 지난달 3일 공식 성명을 통해 인력 증원과 노동 시간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우본 역시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해 이번 '근무여건 개선책'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도시 지역은 업무량이 늘어났으나 전체적인 집배 인력은 현재 수준이 알맞다는 것이 우본의 입장이다.


이 실장은 "여러 보도가 나왔다고 해서 바로 얼마를 증원하겠다고 밝히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더 정확한 진단을 하고 구체적인 인원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집배원의 과도한 업무량이 매번 사망 원인으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우본의 이번 개선안이 제대로 이뤄져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우리나라 연간 집배원 사망자 수는 2012년 22명, 2013년 16명, 2014년 12명, 2015년 15명, 2016년 19명 등이었으며 올해 들어서만 2명이 숨졌다.


원인별로 분류하면 사고사 24명(28%), 암 29명(34%), 뇌심혈관질환 14명(16%), 간 질환 등 기타 19명(22%)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