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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끓이고 고기 굽는 피서객들에 몸살 앓는 국립공원

등산로는 물론 계곡 주변도 불을 피우거나 화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위반할 경우 자원공원법에 따라 과태료 10만원을 물어야 한다.

인사이트연합뉴스


피서의 재미 중 하나는 뭐니뭐니해도 군침 도는 먹거리다. 그 중에도 즉석에서 지글지글 구워 먹는 고기 맛은 그야말로 꿀맛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워낙 고기 굽는 것을 즐기다 보니 피서철에는 삼겹살과 쇠고기 값이 급등할 정도다.


그러나 무턱대고 피서지의 낭만이나 추억을 좇아 아무 곳에서나 고기를 굽다 가는 낭패 보기 일쑤다.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국립공원이라면 더욱 그렇다. 전국의 국립공원에는 원칙적으로 화기 소지나 불 피우는 게 금지돼 있다.


야영장이나 대피소 등 일부 정해진 공간에서만 부분적으로 취사가 허용되는 정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여름철 국립공원에서는 취사를 둘러싼 마찰이 끊이지 않는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속리산 사무소는 피서철인 지난달 16일부터 한 달 동안 176건의 불법·무질서 행위를 적발했는데, 이 중 119건(67.6%)이 취사 관련이라고 23일 밝혔다.


몰래 고기를 굽거나 라면을 끓이다가 적발된 사례가 대부분이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속리산의 경우 2009년까지 화양계곡 야영장 등에서 취사가 허용됐지만, 이곳이 공원구역서 제외되면서 지금은 취사가 전면 금지돼 있다.


등산로는 물론 계곡 주변도 불을 피우거나 화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위반할 경우 자원공원법에 따라 과태료 10만원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고기를 굽거나 밥을 짓는 등의 얌체 피서는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다.


심지어 최근 캠핑 문화 확산에 편승해 불법 취사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은 적발되더라도 '규정을 몰랐다'거나 '아직 불을 붙이지 않았다'고 발뺌하면서 단속반과 마찰을 빚는다.


속리산 사무소 관계자는 "단속현장에서 위반 사실을 순순히 인정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대부분 이런 저런 이유를 들지만, 행락질서 확립 차원에서 예외 없이 단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무소는 올해 적발된 사범 중 64명에게 과태료 10만원씩을 물리고, 사안이 경미한 55명한테는 지도장을 줬다.


지도장을 받으면 전국 국립공원이 공유하는 전자결재시스템에 위반 기록이 올라 1년 이내에 자연공원법을 재차 위반할 경우 과태료 대상이 된다.


올여름 속리산에서는 야영이나 샛길 출입, 흡연, 식물 채취, 애완견 동반 등 불법 행위 57건도 함께 적발됐다.


공단 측은 이 가운데 위반 정도가 심한 26명은 5만∼10만원의 과태료를 물리고, 나머지는 지도장만 발부했다.


공단 관계자는 "불법 취사는 환경오염은 물론 다른 피서객에게 불쾌감을 주고, 산불 위험도 커지게 된다"며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한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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