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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하려면 병원·선배 허락 받아야 하는 간호사들

국내 많은 병원들이 '근무 여건'을 핑계로 간호사들의 임신 문제에 간섭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국내 많은 병원들이 '근무 여건'을 핑계로 간호사들의 임신 문제에 간섭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보건의료노조의 실태조사 결과 아이를 낳은 간호 인력의 3분의 1이 '임신 결정이 자유롭지 못하다'고 응답했다.


간호사들이 같은 시기에 임신하면 업무에 차질이 생긴다는 이유로 병동 내에서 순번을 정해 돌아가면서 임신·출산하는 것을 뜻하는 '임신순번제'라는 단어가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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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실제로 수도권의 한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는 "임신을 많이 하게 되면 (근무가) 어렵다 보니까 한 병동에 한 명만 임신하라고 눈치를 준다"고 밝혔다.


간호사들은 대부분 주간(오전 7시 30분~오후 3시 30분), 이브닝(오후 2시 30분~오후 10시 30분), 나이트(오후 10시~오전 7시 30분) 등 3개조로 나뉘어 교대 근무를 한다.


그러나 환자 현황과 상태를 파악하고, 인수인계 등 '나머지 업무'를 하다 보면 근무 시간을 초과하게 되는 날이 적지 않다.


이처럼 모두가 빡빡한 상황에서 법적으로 보장된 모성보호 권리를 주장하며 임신을 하는 것은 '이기심'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다른 한 간호사는 "실제로 누가 임신을 하면 뒤에서 수군거린다"며 "오프(유급 휴일)가 잘리거나 근무표가 꼬인다고 짜증을 내는 것"이라고 한탄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정부는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합동 토론회를 열어 '병원 업종 일·가정 양립을 위한 7대 실천과제'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간호 인력 확충' 등 더욱 실효성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