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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구조 힘썼던 전 해군참모총장 "국가가 날 버렸다"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이 과거 방산비리 혐의로 억울한 누명을 쓰고 구속수감됐던 당시 상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승객을 구조하기 위해 힘쓰다 방산비리에 휩싸여 재판까지 받았던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중국으로 유학을 떠난 황 전 총장은 당시 상황을 "나는 국가에 이미 한 번 버려진 장수"로 기억하고 있었다.


지난 7일 중앙일보는 현재 중국에서 지내고 있는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과의 단독 인터뷰를 보도했다.


황 전 총장은 2015년 방산비리 혐의로 구속기소됐을 당시 "직관적으로 이것은 국가의 명령이 아니라 어떤 개인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명령한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누군가에게 책임을 지게 하는 퍼포먼스가 필요했고, 이미 해체된 해경에게 책임을 묻기 어려우니 화살이 '해군'을 향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황 전 총장은 "무조건 현직 총장을 집어 넣어야 한다는 강한 필요성이 있었을 것이다. 평생 나라를 지킨 군인을 사지로 몰아넣을 줄 몰랐다"며 정부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인사이트(좌)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 ,(우) 세월호 침몰 모습 / 연합뉴스


황 전 총장이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나자 지난 1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실추된 명예를 회복시켜주겠다며 황 전 총장에게 '훈장'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황 전 총장은 "국가에게 이미 한 번 버려진 장수가 훈장을 기꺼워 하면서 받을 수 있었겠냐"며 "훈장을 거절하진 않았지만 마음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황 전 총장은 팽목항에서 세월호 구조 현장을 돕고 있었을 당시 세월호 리본을 달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 일화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국민의 희생에 대해 군인으로서 애도의 마음을 표한 것 뿐"이라고 전했다.


이어 "당시 '통수권자의 비위를 거스를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조언을 들었지만 군인이 가장 지켜야하는 대상은 국민"이라며 "나라가 곧 국민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황 전 총장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승객 구조를 위해 '통영함' 출항을 지시했으나 상부로부터 제지당했다.


이후 통영함이 '방산 비리' 때문에 세월호 구조작전에 투입되지 못했다는 검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면서 해군의 수장이었던 황 전 총장은 구속 수감됐고, 2년 후 무죄 선고를 받았다. 


세월호 참사 당시 군령 어겨가며 '노란 리본' 달았던 해군참모총장황기철 전 총장이 세월호 참사 당시 그 누구보다 승객 구조에 힘썼다는 증언이 이어지면서 그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