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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 여직원 모텔 유인해 '성폭행' 직장 상사가 받은 형량

직장 내 부하 여직원들을 "잠깐 쉬다 가자"며 모텔로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제과업체 직원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직장 내 부하 여직원들을 "잠깐 쉬다 가자"며 모텔로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제과업체 직원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심우용 부장판사)는 강간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42)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12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고 28일 밝혔다.

 

유부남인 이씨는 서울의 한 제과업체 본점에서 근무하던 작년 1월 종업원 A(19·여)씨와 식사 후 술을 마시고서 A씨에게 "잠깐 쉬었다 가자"고 여러 차례 요구해 모텔로 들어간 뒤 성폭행했다.

 

그는 불과 2주 후에도 "가는 길이 비슷하니 데려다 주겠다"며 A씨를 차에 태워 모텔로 데리고 가서는 "이번에는 손 하나 안 건드릴 테니 같이만 있어 달라"며 안으로 유인, 강제로 성관계했다.

 

같은 해 3월에는 종업원 B(24·여)씨를 "피곤할 테니 집까지 차로 태워주겠다"며 자신의 차에 태워 모텔에 도착한 뒤 "피곤하니 잠시 쉬다 가자"며 모텔 안으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이씨는 이밖에 직장 내에서 두 사람을 끌어안거나 강제로 입을 맞추는 등 여러 차례 추행하기도 했다.

 

재판에 넘겨진 이씨는 합의된 성관계였다며 죄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해자들이 모텔 도착 이후 피할 여유가 있었는데도 모텔에 들어간 점, A씨의 경우 1차 피해를 겪고서도 다시 모텔에 간 점, 이들이 피해를 본 즉시 문제를 제기하거나 회사를 그만두지 않은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씨가 피해자들의 채용, 급여, 징계, 해고 등에 강력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었고, 이씨가 기혼자임을 피해자들이 확실히 알았던 점 등을 고려하면 그가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들을 성폭행했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B씨는 이씨를 고소한 이후에도 법정에 나와 증언하면서 이씨에 대해 극존칭과 높임말을 썼고, 이들이 근무한 업체 사장은 이씨 의견만 듣고 B씨의 급여를 올려주거나 다른 지점으로 발령한 점 등도 확인됐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피해자들의 관계, 피해자들의 사회생활 경력이 얼마 되지 않은 점 등을 보면 모텔에 가자는 것을 거절했을 때 직장에서 괴롭힘을 당할 것을 걱정해 피고인을 따라가게 됐다는 피해자들의 진술은 납득할 만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부서장 지위에 있는 피고인이 거부 의사를 표현하기 곤란한 피해자들을 지속적으로 추행하고 강간까지 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피해자들이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엄벌을 탄원하는데도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변명으로 일관하며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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