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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한 생각 안 하려고 애쓰면 더 야한 생각만 하게 된다

호르몬 분비가 왕성하고 이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청소년기에는 야한 생각이 끊이질 않는다.

인사이트JTBC '마녀사냥'


[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오랜만에 마음을 다잡고 책상 앞에 앉았다. 오늘은 기필코 공부에 집중하리라.


그렇게 책을 씹어먹겠다던 불타는 의지는 단 5분 만에 사라지고 만다.


공부하려고 하면 온갖 생각이 떠오르고 세상 모든 만물에 호기심이 생기는 것이 사람 심리다.


심지어 '딱 10분만 TV 보고 공부해야지'라고 마음먹는 순간 평소엔 보지도 않던 뉴스마저 흥미롭게 느껴진다.


화장실에서는 샴푸통 뒷면에 쓰여 있는 주의사항 및 성분표까지 재밌다.


휴, 정신 차리자. 이번에도 도돌이표처럼 후회를 반복할 수 없다는 일념으로 다시 책상 앞에 앉았다.


인사이트tvN 'SNL 코리아'


그런데 이번에는 다른 생각이 머릿속을 휘감는다.


나도 모르게 얼굴이 새빨개졌다. 바로 야한 생각이 든 것이다. 한번 시작하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상상.


특히나 호르몬 분비가 왕성하고 이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청소년기에는 야한 생각이 끊이질 않는다.


공부의 최대 적이 바로 야한 생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참을 입을 '헤' 벌린 채 판타지 세계에 빠져 있다가 정신을 번쩍 차리고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 있다.


이젠 정말 미룰 수 없다. 머릿속으로 "야한 생각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다시 야한 생각들이 피어오른다.


인사이트MBC '놀러와 - 트루맨쇼'


너무 괴롭다.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공감하는 문제들이다.


사실 생각은 의식의 소음이자 무의식의 그림자라고 할 수 있다. 사방이 거울로 둘러싸인 '거울의 방'에 혼자 있는 것과도 비슷하다.


자신의 모습이 끝도 없이 반사되는 피사체로 이어지듯, 생각은 생각의 꼬리를 물고 되풀이된다.


특히나 우리 뇌는 특정한 개념이나 사물을 이미지로 기억하는 습관이 있다.


스위스 언어학자인 페르디낭 드 소쉬르의 기호학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소쉬르는 특정 사물의 본질인 '기의'와 사물의 이름인 '기표'가 만나 '기호'를 이루면서 가치가 부여된다고 주장했다.


즉 우리는 '사과'를 말할 때 '사과'라는 단어와 우리가 오감으로 인지한(껍질이 빨갛고, 맛이 달고, 식감이 아삭한) '사과'가 결합된다는 것이다.


인사이트영화 '인셉션'


생각도 다를 바 없다. 음성적으로 '사과'를 내뱉지 않고 머릿속으로 떠올려도 기의로서의 '사과'가 이미지로 그려진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우리가 "사과를 생각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머리에는 '사과'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특정 생각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거울에 반사돼 그 생각을 끊임없이 떠오르게 만들기 때문이다.


공부할 때나 다른 일에 집중할 때 야한 생각이 든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겠다. 오히려 건강하다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생각이며, 그 생각이 다른 생각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것뿐.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만일 이러한 증상을 극복하고 싶다면 운동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모든 정신과 신경을 운동에 집중하고 나면 기분도 한결 개운해지게 마련이다.


다만 지나칠 경우에는 전문가를 찾아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겠다. 야한 생각이 반복돼 일상생활에까지 지장을 주는 상황이라면 '강박 장애'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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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