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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 깨물고 목숨을 끊겠다"…정말로 혀를 깨물면 죽을까?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혀 깨물면 죽는다"는 속설에 대한 진실을 공개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각시탈'


[인사이트] 심연주 기자 = 지난 2012년 여성에게 강제로 키스하려던 남성이 혀가 잘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남성은 술을 마시던 주점의 주인이었던 여성을 바닥에 넘어뜨린 뒤 성폭행을 시도했다.


여성은 강렬하게 저항했고, 이 과정에서 남성의 혀 일부분이 3~4cm 정도 찢어졌다.


"혀를 깨물면 죽는다"는 속설처럼 정말로 남성은 그 자리에서 죽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남성은 봉합 수술을 받은 뒤 멀쩡하게 살아 강간치사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우리가 알던 사실과는 다른 결과다. 그렇다면 혀를 깨물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람들은 아파서 목숨을 잃은 것일까?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사람들 사이에 떠도는 "혀를 깨물면 죽는다"는 속설의 근거는 크게 2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과다출혈이다.


그러나 혀를 아무리 깨물어도 과다출혈로 죽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혀에 있는 혈관들은 대부분 미세혈관이고, 과다 출혈을 유발할 정도로 큰 동맥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수한 질환으로 피가 멈추지 않는다면 가능한 일이지만, 이것은 혀에만 국한되는 상황이 아니므로 근거가 될 수 없다.


또 다른 하나는 바로 혀를 통제하는 신경이 끊어져 혀가 기도로 말려 들어가 질식사한다는 것이다.


세부적인 내용 때문에 얼핏 보면 전문가의 의견처럼 보인다.


하지만 "혀가 잘려서 기도를 막았다"는 말은 의학적 근거도, 실증할만한 사례도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로 혀를 움직이는 신경의 큰 줄기는 목에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런 속설이 사실처럼 믿어졌던 것일까.


여러 가설이 있지만, 그중 가장 유력한 것은 신체의 사지를 모두 구속된 상태에서 자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는 설이다.


또한, 혀를 깨무는 행위는 자살 수단으로서 유효하진 않아도 자신을 구속한 상대방에 대한 하나의 시위로 볼 수 있다.


결국, 드라마나 영화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혀 깨물고 죽기' 장면은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다는 말이다.


실제로 대한항공 858편 폭파 사건의 범인 중 한 명인 김현희는 혀 깨물기 자살 시도에 실패하고 훗날 이렇게 말했다.


"혀를 깨물면 아프기만 하다"고.


당신이 좋아하는 새우가 '바퀴벌레'와 사촌이라는 괴담의 진실새우가 '바퀴벌레'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괴담이 퍼지기 시작했다.


"나 예뻐?"...가위로 입을 찢고 다닌다는 '빨간 마스크' 괴담의 진실근거 없는 낭설이자 괴담에 불과했지만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며 공포 대상이 우리 주변에 있다는 점 때문에 사실처럼 퍼져나갔다.


심연주 기자 yeonju@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