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참사'로 숨진 아내 유품서 '백설기' 나오자 오열한 남편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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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제천 참사'로 아내를 떠나보낸 남편은 크리스마스인 오늘(25일) 아내의 유품을 건네받고 참아왔던 눈물을 터트렸다.

유품 속에는 떡을 좋아하는 자신을 위해 아내가 챙겨놨던 백설기 두 덩어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25일 제천 화재 유가족 대표이자 숨진 이항자(57)씨의 남편 류건덕(59)씨는 경찰로부터 화재 참사 현장에서 수거한 아내의 유품을 받았다.

류씨 손에 쥐어진 건 아내가 생전 자주 사용하던 작은 가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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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에는 휴대전화, 신용카드, 로션, 물티슈, 지폐 몇 장 등 아내의 손때가 묻어있는 물건들이 들어있었다.

그중에서도 류씨의 심장을 철렁 내려앉게 만든 것이 있었다. 바로 새하얀 백설기 두 덩어리였다.

투명한 랩으로 싸인 백설기는 시커먼 화재 현장에서 나왔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뽀얗고 하얀 모습 그대로였다. 

사고가 발생한 지난 21일 아내 이씨는 교회에서 열린 불우이웃을 위한 반찬 만들기 행사에 봉사 활동을 하러 갔다. 

그곳에서 평소 떡을 좋아했던 남편을 생각해 백설기 몇 덩어리를 챙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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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오후 1시 30분께 봉사를 마친 이씨는 반찬을 만들며 흘린 땀을 깨끗이 씻기 위해 목욕탕을 찾았다가 참변을 당했다.

아내가 살았더라면 집에서 오붓하게 나눠 먹었을 백설기. 끝내 아내는 백설기를 남편에게 전해 주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남편 류씨는 "봉사가 끝난 뒤 남은 음식 중 떡 좋아하는 나를 주려고 백설기를 챙겨 가방에 넣어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떡이 그을림 없이 깨끗한 상태인 것을 보면 신속한 구조가 이뤄졌다면 살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한편 현재 경찰은 화재 현장에서 수거된 유류품 중 주인이 확인된 물건을 유족 및 가족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경자야 집에 가자"…제천 화재로 아내 보낸 남편의 통곡지난 21일 제천에서 발생한 화재로 아내를 떠나보낸 남편이 오열하는 모습으로 보는 이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