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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스젠더 실험'에 이용당해 억지로 여성으로 살다가 목숨 끊은 남성

한 실험의 희생양이 됐던 남성은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정신적인 충격에 휩싸여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인사이트unbelievablefacts


[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나는 남자일까, 여자일까". 스스로 수만 번 되뇌며 번민하던 남성.


한 실험의 희생양이 됐던 남성은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정신적인 충격에 휩싸여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사람들은 흔히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친 존 머니 박사의 실험 이야기'라고 부른다.


이야기의 발단은 5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965년 8월 22일, 캐나다 위니펙(Winnipeg)에서 쌍둥이 형제가 태어났다. 이름은 브라이언 라이머(Brian Reimer)와 브루스 라이머(Bruce Reimer)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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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브루스는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소변을 보는 데에 문제가 생겨 포경수술을 받았다.


안타깝게도 수술 중 사고가 일어나는 바람에 브루스의 성기가 잘리고 말았고, 아기의 부모는 저명한 심리학자이자 성과학자인 존 머니(John Money) 박사를 찾아 조언을 구했다.


존 머니 박사는 "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학습, 습득된다"고 주장하던 사람이었다. 사회적 성(Gender)이 생물학적 성(Sex)를 결정짓는다는 견해다.


이는 남근 유무에 따라 남성과 여성이 결정된다는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사상과 맥을 같이 한다.


브루스의 상태를 본 존 머니 박사는 진행 중이던 연구의 좋은 관찰 대상을 찾았다고 생각했다. 이에 브루스의 부모에게 "여자아이로 살게 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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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머니 박사의 생각은 이랬다. 브루스를 여자로 살게 하면 쌍둥이 형제 브라이언과 비교하며 정말로 후천적으로 성이 학습되는지를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때부터 브루스는 여자로 살아야만 했다. 여성호르몬 주사를 맞으며 치마를 입고, 인형 놀이를 하며 '여성스러움'과 성 역할을 배웠다.


하지만 브루스는 여자아이 같은 면모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정체성에 혼란이 생겼고, 다른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할 뿐이었다.


그러자 존 머니 박사는 브루스에게 훈육과 폭력을 동원하며 여성을 강요하기 시작했다. 만일 브루스가 완전히 여성으로 살지 못한다면 자신의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하는 셈이 됐기 때문.


그럴수록 브루스의 성 정체성 혼란과 정신적 고통은 더욱 심해져만 갔다. 결국 보다 못한 부모는 브루스와 브라이언에게 모든 사실을 실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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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는 충격을 받았지만 더이상 괴롭지 않았다. 진정한 자신을 찾은 것만 같아 행복할 수 있었다.


이후 여성형 유방 절제술, 음경 복원술, 남성호르몬 보충제 복용 등 치료를 받고 이름도 데이비드(David)로 개명하며 새로운 인생을 살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여인도 만나 결혼생활도 이어갔다.


존 머니 박사가 충격적인 발표를 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존 머니 박사는 자신의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어 거짓을 발표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그는 "나의 실험 대상은 성공적으로 여성으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이로 인해 성은 선천적인 것이 아닌 후천적인 것이 입증됐다"라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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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그는 사람들의 관찰 대상이자 사회적 트렌스젠더로 낙인이 찍혔다. 또다시 정체성 혼란에 시달리던 그는 이전보다 더욱 상태가 심각해져 우울증, 정신착란 증세까지 보였다.


이를 극복하지 못한 데이비드, 아니 브루스. 결국 그는 지난 2004년 5월 4일 총으로 머리를 쏴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그의 형제 브라이언 역시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자신이 틀리지 않았다'라는 확신과 신념을 위해 두 형제의 인생, 한 가족의 행복을 송두리째 앗아간 존 머니 박사.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인간을 대상으로 한 최악의 실험 중 하나로 꼽히며 온라인에서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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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진 기자 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