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 10℃ 서울
  • 10 10℃ 인천
  • 10 10℃ 춘천
  • 10 10℃ 강릉
  • 10 10℃ 수원
  • 8 8℃ 청주
  • 8 8℃ 대전
  • 9 9℃ 전주
  • 9 9℃ 광주
  • 8 8℃ 대구
  • 12 12℃ 부산
  • 14 14℃ 제주

편의점 알바생 눈이 '퉁퉁' 붓도록 울게 만든 취객 아저씨 '따뜻한 한마디'

술 취한 아저씨에게 위로를 받고 울었다는 어느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의 과거 사연이 올라와 누리꾼들 사이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 2TV '부탁해요 엄마'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탓에 나는 수업이 끝나고 나면 바로 편의점으로 달려가 하루 7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했다.


집을 떠나 타지에 있는 학교로 진학한 것도 죄송스러운데 월세와 생활비까지 엄마한테 받는 것은 등골을 빼먹는 것 같아 너무 죄송해서 하루하루가 힘들었다.


그래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됐고 매달 받은 아르바이트비로 생활비를 쓰니깐 엄마도 숨통이 트이시는 눈치였다.


물론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었고 특히 여유있는 친구들과 내 자신이 비교될 때면 한없이 초라해져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을 정도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하루는 평소처럼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이상하게 머리가 아프더니 속까지 울렁거려 나도 모르게 계산대 앞에 엎드리고 있었다.


그때 마침 술 냄새 풀풀 풍기던 아저씨 한 분이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오시더니 계산대 앞에 엎드려 있는 나를 보고 "학생 어디 아파?"라고 물어보시는게 아닌가.


머리가 너무 아프다고 말씀드리니깐 아저씨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편의점을 나가셨고 잠시 뒤 헉헉 거리면서 다시 편의점 안으로 들어오셨다.


아저씨는 주섬주섬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계산대 앞에 엎드려 있는 나에게 내밀으셨고 아저씨를 본 순간 나는 그만 눈이 퉁퉁 붓도록 울고 말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지난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술 취한 아저씨에게 위로를 받고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다는 어느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의 과거 사연이 올라와 누리꾼들 사이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했던 A씨는 그날 머리가 너무 아프고 토할 것 같아 거의 다 죽어가는 상태로 계산대에 엎드려 있었다고 밝혔다.


손님들이 편의점에 들어왔지만 대부분 자신들이 살 물건들만 사고 갔을 뿐 아무도 계산대 앞에 엎드려 있는 아르바이트생 A씨를 신경 쓰지 않았다.


밤 11시쯤 됐을까. 술을 거하게 드셔 술 냄새를 풀풀 풍기는 한 취객 아저씨가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 2TV '부탁해요 엄마'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동안 진상 취객 손님들을 많이 봐왔던 A씨는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오는 취객 아저씨를 보고 언짢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술에 취한 아저씨는 계산대 앞에 엎드려 있는 A씨에게 다가가 혀가 꼬인 발음으로 "학생 어디 아파?라고 물었다.


A씨는 아저씨에게 "머리가 너무 아프다"고 말했고 이를 들은 취객 아저씨는 편의점 문을 열고 나갔다가 몇 분 뒤 다시 돌아와 A씨에게 해열제를 내밀었다.


생각지도 못한 취객 아저씨의 세심한 배려에 A씨는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냈고 계속 울기만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를 지켜보던 취객 아저씨는 A씨에게 "울기만 하지 말고 빨리 약 먹어"라며 "약 먹고 아프지마"라고 말씀하셨다.


취객 아저씨가 내민 해열제는 귀여운 아기 캐릭터가 그려진 유아용 해열제였다. A씨는 밀려오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만 서러움이 터져나왔고 한참을 울었다.


아저씨는 해열제를 마신 A씨를 바라보며 "여기 오는 손님들은 너를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안다"며 "너는 누군가의 소중한 딸이다"고 말을 건네셨다.


그러시면서 "남들 눈에 여기 있는 너는 그저 편의점 카운터일 뿐이겠지만 아니다"며 "너는 너무 소중한 사람이니깐 울지 말고. 아프지 말고. 힘내"라고 A씨를 따뜻하게 위로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지금도 그 얘기를 떠올리면 가슴이 뛰며 눈물이 난다"며 당시 아픈 자신을 진심 어린 마음으로 챙겨준 취객 아저씨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이어 "힘든 사람이 있다면 아저씨의 말을 새기고 힘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이며 지금 힘들어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자신이 받은 위로를 함께 나눴다.


한편 손님의 권리라는 이유만으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에게 '갑질'을 행사하는 손님들이 많은게 현실이다.


갑질을 행사하는 다른 손님과 달리 아픈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을 진심으로 챙긴 취객 아저씨의 따뜻한 말 한마디는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다.


"알바생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라니…손님은 무조건 왕인가요"알바몬이 알바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3.8%가 근무 중 명백히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도 사과를 요구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