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16℃ 서울
  • 8 8℃ 인천
  • 16 16℃ 춘천
  • 15 15℃ 강릉
  • 16 16℃ 수원
  • 13 13℃ 청주
  • 13 13℃ 대전
  • 11 11℃ 전주
  • 13 13℃ 광주
  • 16 16℃ 대구
  • 18 18℃ 부산
  • 16 16℃ 제주

태극기 달고 일본 선수 꺾은 '난민 복서' 이흑산 "나는 카메룬-코리언"

한국에서 강제 추방 당할 위기에 놓였던 '난민 복서' 이흑산이 첫 국제전 무대에서 일본 바바 가즈히로 선수를 상대로 짜릿한 KO승을 거뒀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나를 지원해주고 응원해준 분들을 위해 꼭 KO로 이기고 싶었는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무척 기쁩니다"


한국에서 강제 추방 당할 위기에 놓였던 카메룬 국가 대표 출신 '난민 복서' 이흑산이 첫 국제전 무대에서 일본 바바 가즈히로 선수를 상대로 짜릿한 KO승을 거뒀다.


태극기가 새겨진 트렁크 바지를 입고 출전한 이흑산은 바바 카즈히로 선수를 3라운드 2분 54초만에 왼손 스트레이트로 쓰러뜨리며 무패 행진을 달렸다.


지난 25일 서울 강북구 신일고 체육관에서 열린 복싱매니지먼트코리아(복싱M) 주관 웰터급 경기에서 카메룬 출신 '난민 복서' 이흑산이 일본 바바 가즈히로 선수를 KO로 제압했다.


이흑산은 프로 통산 6번째 경기이자 첫 국제전 무대인 이날 경기를 KO로 승리함으로써 프로 전적 6전 5승 1무를 쌓게 됐다. 참고로 이날 이흑산에게 있어 3번째 KO승이다.


인사이트


인사이트연합뉴스


일본 바바 가즈히로 선수와의 3라운드 경기에서 이흑산은 고개를 숙이고 파고들어 온 바바 가즈히로 선수의 턱에 왼손 어퍼컷을 정확하게 꽂아넣었다.


날카롭고 묵직한 이흑산의 왼손 어피컷을 정확하게 맞은 바바 가즈히로 선수는 그대로 다운했고 큰 충격에 그만 다리가 풀려 심판이 10을 셀 때까지 비틀거렸다.


경기가 끝난 뒤 이흑산은 "첫 국제전에서 승리해 무척 기쁘다"며 "나를 지원해주고 응원해주는 분들을 위해 꼭 KO로 이기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그 약속을 지켜 매우 좋다"고 웃어보였다.


그러면서 "3라운드에서 잽을 계속 날리며 일본 선수가 들어오길 기다렸다"며 "정확하게 턱에 펀치를 꽂아넣어 일어나지 못하리라고 확신했다"고 우승 소감을 남겼다.


카메룬 군대 소속의 복싱 선수였던 이흑산은 2년 전인 지난 2015년 8월 무주에서 열린 세계 군인선수권대회에 카메룬 대표로 참가했다가 탈영한 뒤 국내 망명을 신청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연합뉴스


이흑산의 본명은 압둘레이 아싼이다. 당시 이흑산은 카메룬 군대에서 가혹행위를 당했으며 생계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다고 국내 망명을 신청했다.


하지만 2016년 10월 1차 난민 심사에서 탈락해 언제 추방당할지 모르는 위기에 놓였었다. 만약 국내 망명이 불허돼 카메룬으로 강제 송환될 경우 이흑산은 5년 이상의 징역형 또는 최고 사형까지도 당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이흑산은 지난 7월 난민 지위를 인정받으면서 추방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됐고 첫 국제전 무대에서 태극기를 달고 일본 선수를 상대로 당당히 승리를 거머쥐었다.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느끼냐는 질문에 이흑산은 "나는 카메룬-코리언"이라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본인 스스로도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매우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한편 이날 승리한 이흑산은 내년 4월 한국 웰터급 최강전 우승자 정마루 선수와 WBA 아시아 타이틀매치를 치르게 된다. 이제는 어엿한 한국인이 된 이흑산을 응원한다.


인사이트


인사이트연합뉴스


'난민 복서' 이흑산, 일본 선수 맞아 3 라운드 'KO 승리'카메룬 '난민 복서' 이흑산이 태극기를 달고 첫 출전한 대회에서 일본인 선수를 맞아 시원한 KO승리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