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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연기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공부하는 수험생 할머니들

수험생 할머니들은 비록 수능은 연기됐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천재지변으로 수능이 연기되면서 고령에 밤늦도록 시험을 준비하던 수험생 할머니들도 일주일을 더 기다리게 됐다.


포항 학생들을 생각해 잘 된 결정이라는 할머니들은 비록 수능은 연기됐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올해 70세인 황도순 할머니는 어린 시절 형편도 어렵고 천식 등 건강도 좋지 않아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해야 했다.


마음 놓고 공부 한 번 해보는 게 평생소원이었던 황 할머니는 그 꿈을 놓지 않고 지난해 평생교육기관인 목포 제일 정보고에 입학해 본격적인 대학 입시를 준비했다.


인사이트황도순 할머니 수험표 / 연합뉴스 


가족들도 할머니의 뜻을 적극적으로 따랐다. 전남 강진에 사는 할머니는 주말엔 남편과 보내고 평일엔 목포에 올라와 공부에 전념했다.


사위가 장모의 꿈을 이루게 해주고 싶다며 목포에 오피스텔을 얻어줘 더욱 수월하게 공부할 수 있었다.


수업이 끝나면 남편에게 전화해 "학교 다녀왔습니다"라고 알린다는 할머니는 물심양면으로 돕는 가족들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수능이 가까워져 오면서 할머니도 공부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오전 7시부터 책상에 앉아 복습을 하고, 학교에서 오후반 수업을 들은 후 곧장 오피스텔로 돌아와 시험을 준비했다.


황 할머니는 "TV에도 흥미를 못 느껴 오후 10시까지 공부를 했다"며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현재 할머니는 동아보건대 사회복지과 진학이 결정된 상태다. 하지만 50년 전 못해본 입시 과정도 경험하고 자신의 실력도 평가해보고 싶어 이번 수능에 응시했다.


남들은 여느 수험생들보다 간절함이 덜할 것이라 생각할지 몰라도 할머니 역시 처음 치는 수능이 긴장되기는 마찬가지다.


수능을 앞두고 최근 며칠 동안 긴장감에 잠도 편히 못 자고 밥도 제대로 안 넘어갔다는 황 할머니.


사실 얼른 시험을 보고 싶지만 손주뻘 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일이라 생각하니 수능 연기도 수긍하게 됐다.


인사이트장일성 할머니 / 연합뉴스 


황 할머니 외에도 느지막한 나이에 공부를 시작한 고령의 수험생들이 눈에 띈다.


올해 82세인 장일성 할머니는 식품영양학과에 가고 싶어 밤샘 공부를 하며 수능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에 가는 것 자체가 재밌고 배운다는 게 늘 즐겁다는 장 할머니는 "원하는 식품영양학과에 진학해 노래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드러냈다.


이러한 할머니들의 공부 열정에 누리꾼들은 "존경스럽다", "일주일 뒤 안전하게 수능 잘 보시길 바란다" 등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인사이트장일성 할머니 / 연합뉴스 


한편 지난 15일 포항 북부지역에서 5.4 규모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정부는 수험생들의 안전을 고려해 시험 날짜를 일주일 뒤인 오는 23일로 연기했다.


이에 따라 대입 일정 역시 예정보다 7일씩 늦춰졌다.


논술, 적성, 면접 등 대학별 고사와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 일정, 정시모집 관련 전형일정 및 전형기간 등 모든 대입전형 일정이 수능일인 23일에 맞춰 7일씩 차례로 밀렸다.


다만 수능성적 통지일과 4년제 대학 정시모집 추가기간은 '7일 연기'가 아닌 '6일 연기'로 결정돼으니 일정 변경에 유념해야 한다.


식품영양학과 가고 싶어 밤샘 공부하며 '수능' 준비하는 82세 할머니"문제랑 나랑 친해지는 과정"이라며 어려운 공부도 너무나 재미있어하는 '고3 수험생' 82세 할머니의 사연이 시선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