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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 떠난 전 여자친구가 그리웠던 남성이 술 취해 쓴 편지 한 통

불의의 사고로 하늘나라 떠난 전 여자친구에게 쓴 어느 한 남성의 편지가 재조명돼 누리꾼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평소보다 술을 많이 마셨는데 오늘따라 이상하게 하나도 취하지 않는다.


그래서 혼자 취할 때까지 마시고 또 마셔봐도 정신이 멀쩡할 뿐이다. 사실 오늘 하늘나라로 떠난 전 여자친구 기일이라서 납골당에 갔다와 혼자 술 한잔했다.


전 여자친구랑 헤어진 뒤 나는 다른 여자를 만나 결혼까지 골인해 이제 막 돌이 지난 아들 하나 데리고 그렇게 살고 있다.


전 여자친구는 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같은반 친구로 만나 친구 사이로 지내다가 중학교 1학년이 됐을 때 내가 먼저 고백해 사귀게 됐다.


친구들이 볼 때는 그냥 평범한 여자였지만 내 눈에는 정말 김태희 저리가라 할 정도로 예뻤던 전 여자친구는 한마디로 순둥이였다.


오랫동안 나는 한 여자만을 바라봤고 시간이 흘러 어느덧 군대갈 나이가 되어 현역으로 입대하게 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리고 전역 당일. 집으로 오라는 전 여자친구 말에 나는 멋있게 보이고 싶어서 칼 잡은 군복을 차려입고 전 여자친구 집으로 향했다.


초인종을 누르자 전 여자친구가 문을 열고 나를 꼭 끌어 안아주는데 이상하게도 남인 것 같은 느낌이 자꾸만 들었다.


알고보니 나를 끌어 안아주는 사람은 전 여자친구가 아닌 전 여자친구의 쌍둥이 언니였고 뒤늦게 나는 전 여자친구의 죽음을 알게 됐다.


나를 보신 전 여자친구 어머님이 달려나와 안아주시면서 펑펑 눈물을 흘리셨고 나는 할말을 잃고 말았다.


지난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하늘나라로 떠난 전 여자친구에게 쓴 어느 한 남성의 편지가 재조명돼 누리꾼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돌이 막 지난 아이를 둔 가장이라고 밝힌 누리꾼 A씨는 전 여자친구 B씨의 기일을 맞아 납골당에 다녀왔다가 혼자 술을 마시고 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만난 그녀를 오랫동안 알고 지내다가 중학교 1학년 때 A씨가 먼저 고백해 사귀게 됐다.


성격이 다혈질인 A씨와 달리 여자친구 B씨는 A씨가 분명히 잘못한 일이라도 항상 먼저 미안하다며 사과할 정도로 순둥한 성격이었다.


남한테 싫은 소리 못하고 화조차 낼 줄 몰랐던 여자친구 B씨는 길가다가 구걸하는 사람이 있으면 버스비 털어서 주고 정작 본인은 집까지 걸어갈 정도로 착했다.


하루는 여자친구 집에 놀러갔던 A씨는 그만 깜짝 놀라 멘붕이 오고 말았다. 똑같이 닮은 여자친구가 두 명이나 서있는 것 아닌가.


알고보니 여자친구에게는 쌍둥이 언니가 있었고 여자친구 B씨의 부모님은 A씨를 사위라고 부르시면서 친아들처럼 알뜰살뜰하게 챙겨주셨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A씨는 군대갈 나이가 됐고 남자친구가 군대간다는 말에 여자친구 B씨는 눈이 붓도록 펑펑 울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입대 뒤 A씨는 시간 날 때마다 여자친구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주고 받았는데 언제부터인가 이상하게 여자친구의 말투가 낯설어지기 시작했다.


A씨는 걱정되는 마음에 요즘 어디 아프냐고 여자친구 B씨에게 물어도 봤지만 여자친구는 그저 생글생글 웃을 뿐 아무런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제대날을 앞둔 어느날 A씨는 여자친구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입대하기 전 전역하면 부대 앞으로 마중 나오기로 했던 약속을 꺼냈다.


여자친구 B씨는 A씨의 말에 크게 당황하며 말을 얼버무렸고 한참 횡설수설하더니 그냥 자기네 집으로 오라고 말을 돌렸다.


A씨는 서운한 나머지 순간 기분이 나빴지만 자신 몰래 깜짝 이벤트라도 있을거라는 생각에 전역 당일 칼 잡은 군복을 입고 여자친구 집으로 향했다.


여자친구 집에 도착한 A씨는 현관문 앞에 서서 초인종을 눌렀고 문을 열어주는 여자친구 B씨를 보며 너무 설레인 나머지 끌어안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런데 팔을 깔고 자면 저려서 남의 팔인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처럼 분명 여자친구가 맞는데 여자친구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A씨가 한참 여자친구를 껴안고 있는데 어머니께서 나오시더나 A씨를 보시자마자 꼭 안아주시면서 갑자기 펑펑 우시는게 아닌가.


알고보니 전역한 A씨를 꼭 끌어 안아줬던 여자친구가 진짜 여자친구 B씨가 아닌  B씨의 쌍둥이 언니였던 것이다. 도대체 언니는 왜 동생 행세를 하고 있었던 것일까.


사연은 이랬다. 우스갯소리로 전역 전까지 수영 배워놓으라는 남자친구 A씨 말에 여자친구 B씨는 수영을 끊어 배우러 다니고 있었다.


사건이 발생한 그날도 평소처럼 수영장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수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여자친구 B씨는 어느 한 빌라 주차장에서 강간 전과자에게 붙잡힌 것이다.


여자친구 B씨는 소리 지르며 저항했고 강간 전과자는 주먹으로 얼굴을 때록 발로 밟는 등 무차별 폭행을 가했고 B씨가 기절하자 몹쓸 범행을 저질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마침 여자친구 B씨의 비명 소리를 들은 이웃주민들이 경찰에 신고해 강간 전과자는 현행범으로 긴급 체포됐지만 B씨는 이미 심정지가 된 상태였다.


부검 결과 폭행으로 인한 경추골절이 사인으로 나왔다. 여자친구 B씨는 강간 전과자의 무차별 폭행으로 숨진 것이다.


여자친구 B씨 어머니는 A씨가 안 그래도 힘든 군 생활을 하고 있는데 이같은 사실을 알게되면 탈영하거나 사고칠까봐 쌍둥이 언니를 시켜서 여자친구 B씨 행세를 하게 했다.


어머니는 B씨를 꼭 끌어 안고 오열하셨고 그제서야 여자친구의 죽음을 실감한 A씨는 할말을 잃고 말았다.


그날 이후 A씨는 매일 술을 안 마시면 잠을 못 잘 정도로 폐인이 되고 말았다. 이 모습을 본 여자친구 B씨 어머니는 A씨를 말렸고 뒤늦게서야 A씨는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하늘나라로 떠난 여자친구 B씨가 사무치게 그리운 날이면 A씨는 B씨의 쌍둥이 언니를 찾아가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는 것으로 위로를 받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가끔 쌍둥이 언니에게서 여자친구 B씨 모습이 보일 때마다 A씨의 심경은 착잡했고 어느 순간부터 A씨는 쌍둥이 언니에게 집착하게 됐다.


A씨는 쌍둥이 언니에게 하늘나라로 떠난 여자친구 B씨 모습을 강요했고 그러다 결국 넘지 말아야 선을 넘고 말았다. 쌍둥이 언니에게 사귀자고 말을 꺼낸 것이다.


쌍둥이 언니는 그런 A씨를 불편해하며 정신 차리라고 말했지만 A씨는 굽히지 않고 막무가내로 밀어부쳤고 반강제적으로 쌍둥이 언니와 만남을 이어가게 됐다.


시간이 흘러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 것임을 알게된 A씨는 쌍둥이 언니에게 미안한 마음을 털어놨고 A씨의 진심을 알고 있던 쌍둥이 언니는 묵묵히 이야기를 들어주며 정식으로 만나자고 역제안했다.


이유는 따로 없었다. 쌍둥이 언니는 그냥 A씨가 좋을 뿐이었다.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동생을 그리워하는 A씨가 너무 안쓰러워 동정심으로 받아줬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보니 동정심이 어느덧 사랑으로 바뀌었고 하늘나라로 떠난 동생을 생각해서라도 그러면 안되는 것을 알지만 마음은 아니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두 사람은 부모님께 이 같은 사실을 말씀드렸다. 적잖이 당황하시던 부모님은 이내 꿈자리를 이야기해주셨다.


꿈에서 B씨가 나타나 쌍둥이 언니가 A씨에게 잘 해줄 거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A씨는 여자친구의 쌍둥이 언니와 결혼하게 됐다.


A씨는 "이제는 전 여자친구 B씨는 잊혀졌다. 아니 가슴에 묻었다"며 "지금은 아내가 된 쌍둥이 언니에게 B씨 모습을 강요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여자친구에게 못 해준거, 미안했던거 지금의 아내에게 다 해주고 있다"며 "사랑하지만 사랑하지 않는... 존재하지 않지만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됐다"고 마무리했다.


해당 사연의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불의의 사건으로 세상을 떠난 여자친구를 잊지 못한 남자의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눈물 짓게 한다.


진정한 사랑이란 과연 무엇일까. 하늘나라로 떠난 전 여자친구에게 쓴 남성의 편지 한 통이 사랑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


여자친구가 '지적장애 3급'인 사실을 뒤늦게 알게된 남성이 내린 '결심'사귀던 여자친구가 '지적장애 3급'이라는 사실을 뒤늦게서야 알게된 남성은 의외의 결심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