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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도둑질 했다는 말에 차고 있던 '금팔찌' 내준 78세 노모

희소병을 앓는 아들이 도둑질을 했다는 소식을 들은 노모가 차고 있던 얇은 금팔찌를 풀어내놓으며 합의금에 보태 쓰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연합뉴스TV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희소병을 앓는 아들이 도둑질을 했다는 소식을 들은 노모가 차고 있던 얇은 금팔찌를 풀어내놓으며 합의금에 보태 쓰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3일 택시기사 김모 씨는 손님이 놓고 간 가방을 훔쳤다.


당시 가방 안에는 25만원의 현금과 고가의 안경, 차량 열쇠 등 100만원 상당의 물품이 들어있었다.


문제는 김씨가 신고를 받은 경찰의 전화를 받고 "다른 손님이 가져간 것 같다"며 거짓말을 했다는 점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김씨의 말을 수상히 여긴 경찰은 CCTV와 미터기 등을 조사한 뒤 그를 추궁했고, 김씨는 결국 사실을 털어놨다.


그런데 알고 보니 김씨는 '쿠싱 증후군'이라는 희소병을 앓는 환자였다. 쿠싱 증후군은 부신피질 자극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는 희소병이다. 피로감과 쇠약감을 동반해 요양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하지만 전 재산이 400만원여 뿐이었던 김씨는 70대 노모를 부양하기 위해 진단 이후에도 택시 운전대를 놓을 수 없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럼에도 한 달 수입은 80만원이 전부였고 결국 김씨는 손님이 놓고 내린 가방 속 현금을 보고 눈이 뒤집혀버렸다고.


사정이 어찌 됐든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김씨는 경찰에 출석하기에 앞서 이런 사정을 나이든 어머니에게 털어놨다.


그러자 노모는 손목에 차고 있던 가느다란 금팔찌를 벗어 내주며 "합의금에 보태 쓰라"고 말했다.


이러한 사정을 들은 피해자는 경찰에게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절도죄가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가 아닌 탓에 처벌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번 일로 택시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아르바이트를 구해 노모를 부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칼에 찔려 숨진 인터넷기사, 80대 노모 돌보던 다섯식구 '가장'이었다밧줄이 끊겨 추락사한 외벽 작업자에 이어 또 한 번 단란했던 한 가정의 생명줄이 끊어졌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