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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후두암 4기'에도 수술받지 않았던 슬픈 이유

앞이 보이지 않은 아내를 위해 자신의 건강마저 희생하려 했던 남편의 눈물겨운 사랑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인사이트

EBS '메디컬다큐 7요일'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어느 날 갑자기 '후두암' 판정을 받은 남편. 하지만 수술하면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의사 말에 남편은 수술을 거절했다.


그의 곁에는 자신의 목소리가 없으면 생활할 수 없는 시각장애 아내가 있었다.


지난 8월 방송된 EBS '메디컬다큐 7요일'에서는 앞이 보이지 않은 아내를 위해 자신의 건강마저 희생하려 했던 남편의 눈물겨운 사랑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인사이트EBS '메디컬다큐 7요일'


충청남도 예산군의 한 마을엔 서로 죽고 못 사는 잉꼬 노부부가 있다.


남편 조춘구씨는 18살에 추락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었고, 아내 성복예씨는 22살에 영양실조로 시력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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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EBS '메디컬다큐 7요일'


가난한 살림이었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평생을 살아왔다. 


남편은 눈이 보이지 않은 아내를 대신해 양말 짝도 찾아주고 반찬 위치도 일일이 알려줄 만큼 다정하다. 


남편이 없으면 밖으로 한 발짝 나가는 것조차 쉽지 않은 아내. 남편의 목소리를 따라 아내는 큰 불편함 없이 평생을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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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EBS '메디컬다큐 7요일'


하지만 얼마 전부터 목감기가 심해 병원을 찾은 남편은 '후두암 4기'라는 청천벽력같은 진단을 받았다.


이미 후두 상부에 종양이 가득해 반드시 수술을 해야할 만큼 위급한 상황이었다. 문제는 수술을 하면 목소리가 안 나올 수 있다는 것. 


이날 밤 남편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시각장애 아내에게 자신의 목소리는 '생명줄'과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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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EBS '메디컬다큐 7요일'


자신이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으면 아내는 이제 혼자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결국 남편은 의사에게 수술을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아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것이다. 


남편이 수술을 거절했다는 말에 아내는 속이 타들어 간다. 


목소리가 나오든 말든 건강하게 평생을 함께 살고픈 아내는 남편이 자신 때문에 치료받지 않겠다고 하자 미안함과 애통함에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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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EBS '메디컬다큐 7요일'


가족들이 힘을 합쳐 춘구씨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의료진은 '발성 보조기'를 삽입하면 어느정도 소통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제야 남편은 아내의 손을 꼭 붙잡고 수술실로 향했다.


수술이 시작되고, 초조한 마음으로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에게 제작진은 한 통의 영상 편지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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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EBS '메디컬다큐 7요일'


혹시나 수술이 잘못돼 목소리가 안 나올 수 있는 상황을 대비해 남편이 자신의 목소리로 '마지막 편지'를 남겨둔 것이다.


남편은 "잘하고 이겨내서 나갈 테니까 걱정하지마. 절대로 울지 말고 마음 단단히 먹고. 집에 가서 가만히 있어. 자꾸 울면 내가 마음이 안 좋으니까. 사랑해"라고 말했다.


남편이 어떤 심정으로 이 편지를 남겼을지 알기에 아내는 오열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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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EBS '메디컬다큐 7요일'


8시간이 지나고 남편이 수술실에서 나왔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다른 쪽으로 암세포가 전이되지 않았고, 종양도 깔끔하게 제거됐다. 항암치료를 받지 않아도 될 만큼 추이가 좋았다. 


또한 발성 보조기를 삽입해 '기계음'이긴 하지만 아내와 대화도 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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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EBS '메디컬다큐 7요일'


회복 후 퇴원한 남편은 다시 한 번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할 수 있어 그저 기쁘다.


아내도 남편이 아프지 않고 자신 곁에 머물러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30년을 넘게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가며 살아온 노부부. 시청자들은 두 사람이 지금처럼 달달한 사랑을 나누며 오래오래 행복하길 진심으로 응원했다. 


아내 살리려 10시간 수술 견뎌내고 간 절반 이상 떼어 준 남편 (영상)오직 아내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간 절반 이상을 떼어 준 남편의 두려움 없는 사랑이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