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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학 3년 만에 빚이 '1천만원' 넘었어요"

전국의 대학생들이 비싼 대학 등록금 때문에 휴학하고, 빚을 내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사이트

(좌) 연합뉴스, (우) gettyimagesBank 


"지금까지 학자금 대출을 받아서 다녔는데 입학 3년 만에 벌써 빚이 1천만 원이 넘어요. 아르바이트를 해도 생활비만 간신히 충당될 뿐 등록금은 어림도 없어요"


서울 소재 4년제 사립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모(21) 씨는 최근 휴학을 결심했다. 2017학년도 2학기 등록금 추가 납부 마감일이 코앞인데 아직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모자란 돈을 더 모아서 다음 학기에 복학하겠다"고 말했다.


전국의 주요 대학교가 이번 주를 전후로 추가 등록을 마감한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13일까지, 중앙대는 22일까지다. 이를 넘기면 휴학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김씨처럼 최근 등록금 문제로 휴학을 고민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잡코리아 등이 대학생을 대상으로 휴학 사유를 조사한 결과, 1위는 '학비 부담'(31.5%)으로 나타났다.


개강 전부터 지금까지 대학생들의 최대 고민거리인 대학 등록금은 얼마나 비싼 걸까. 각종 교육 및 대학통계를 활용해 우리나라의 대학 등록금 현실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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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발표한 문재인 정부의 교육 예산안에서 대표적으로 확대된 항목 중 하나는 반값 등록금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대학생 1인당 평균 학비는 요지부동이다. 교육부가 매년 대학알리미를 통해 공개하는 대학정보공시 분석자료에 따르면 올해 4년제 일반 대학의 연평균 등록금은 668만8천 원이다. 


2013년 668만4천 원을 기록한 이후 소폭 감소했으나, 최근 2년 동안 다시 조금씩 늘었다. 50만~100만 원 정도의 입학금을 뺀 순수 등록금 액수다.


등록금 변화 양상은 사립대와 국공립대 모두 비슷하다. 28만8천여 명이 재학 중인 국공립대의 경우 417만7천 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1%가량 올랐다. 102만1천여 명이 재학 중인 사립대 역시 전년 대비 1% 오른 739만7천 원으로 나타났다.


의과대학은 953만5천 원으로 단과대 가운데 가장 비쌌다. 인문사회대학은 595만9천 원으로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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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과 비교해도 우리나라 대학교 학비는 높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OECD 교육지표 2017'에 따르면 한국의 연평균 등록금(사립대 기준)은 8천205달러(약 933만4천 원)로 4위를 차지했다. 미국 2만1천189달러(약 2천410만6천 원), 호주 8천827달러(약 1천4만4천 원), 일본 8천428달러(약 959만 원)에 이어 4번째로 높다.


1년 학비인 668만8천 원을 버는 것은 대학생들에게 만만치 않은 일이다.


고려대학교에 재학 중인 한모(22) 씨는 입학과 동시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한씨는 "입학 이후 줄곧 과외 2~3개와 교내 근로 2개를 병행하며 등록금 등을 충당했다"며 "지방에서 올라와서 자취까지 하는 상황이기에 생활이 더욱 빠듯하다"고 말했다.


알바천국이 발표한 2분기 대학생 아르바이트 평균 시급(재학생 및 휴학생 포함)은 6천656원이다. 올해 최저 시급인 6천470원보다 약 200원 많다.


이 급여만으로 1년치 등록금을 충당하려면 방학 넉 달 동안 매일 쉬지 않고 8시간씩 일을 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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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등록금은 청년들의 빚과 이어진다. 국세청이 발표한 통계연보에 따르면 2015년 취업 후 학자금 미상환자는 7천912명으로 전년보다 49.5% 증가했다. 2012년(1천104명)의 7.2배로 늘어났다.


미상환 금액도 2012년 12억100만 원에서 3년 만에 65억5천900만 원으로 약 5.5배로 급증했다. 비싼 학비 탓에 학자금 대출을 받았으나 제때 빚을 갚지 못하는 청년들이 증가하는 것이다.


지난달 전남 장성군에서는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고민하던 A(46·여) 씨와 딸 B(19) 양이 승용차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A 씨는 딸의 2학기 등록금을 마련하고자 했으나 마감일인 지난달 25일까지 등록금을 납부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지난 4월 대학정보공시를 통해 "전국의 대학교 중 98.4%가 명목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했다"며 "대부분 대학에서 학생의 등록금 부담 경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학생들에게 등록금의 벽은 높게 와 닿는 게 사실이다. OECD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 교육비의 민간 부담 비중은 66%다. OECD 국가 중 영국(72%)에 이어 일본과 함께 공동 2위이자, 평균(30%)보다 곱절 이상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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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대학 '등록금' 500만원 구하지 못하자 동반 자살한 모녀대학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하자 이를 비관한 엄마는 딸과 동반 자살을 택하고 말았다.


'알바'해 대학 등록금 벌려면 쉬지 않고 '500시간' 일해야사립대학교에 재학 중인 대학생들이 등록금을 벌기 위해서는 아르바이트를 500시간 이상 해야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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