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16℃ 서울
  • 8 8℃ 인천
  • 16 16℃ 춘천
  • 15 15℃ 강릉
  • 16 16℃ 수원
  • 13 13℃ 청주
  • 13 13℃ 대전
  • 11 11℃ 전주
  • 13 13℃ 광주
  • 16 16℃ 대구
  • 18 18℃ 부산
  • 16 16℃ 제주

세월호 참사 3년 만에 '생일' 앞두고 집으로 돌아가는 은화·다윤 유골

세월호 참사 3년만에 단원고 조은화 양과 허다윤 양이 집으로 돌아간다.

인사이트

(좌) 조은화 양, (우) 허다윤 양 / 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세월호 참사 3년만에 단원고 조은화 양과 허다윤 양이 집으로 돌아간다.


유가족들은 아이들을 생일마저 목포에서 보내게 할 수 없어 유골을 서울로 가져와 장례를 치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22일 조은화양 어머니 이금희씨와 허다윤양 어머니 박은미씨는 입장문을 통해 목포신항을 떠나 집으로 돌아간다는 소식을 전했다.


인사이트허다윤 양 / MBC '휴먼다큐 사랑'


가족들은 "이제 저희는 은화와 다윤이를 목포신항의 차디찬 냉동고에서 평온한 곳으로 떠나 보내려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9명의 미수습자가 돌아올 때까지 목포신항에서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수습 이후에도 100일이 넘게 차가운 냉동고에 있는 은화와 다윤이를 생각해 내린 어려운 결정이었다.


이들은 "다윤이 생일이 10월 1일, 은화 생일이 10월 7일인데 사고 후 네 번째 생일마저 차디찬 안치실에서 보내게 할 수 없었다"며 장례를 결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인사이트조은화 양 / 연합뉴스 


이어 "나머지 미수습자 가족을 남겨두고 떠난다는 것이 큰 죄를 짓는 것 같아 가슴이 찢어진다"며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는 말을 전했다.


두 학생의 유골은 내일(23일) 오전 8시 목포신항을 출발해 서울로 향한다.


아직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들이 있어 정식 장례식은 따로 치러지지 않는다.


인사이트왼쪽 조은화 양 어머니, 오른쪽 허다윤 양 어머니 / 연합뉴스 


다만 지금까지 세월호 미수습자를 위해 기도해준 시민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자 23일 오후 2시 30분부터 24일까지 이틀간 서울시청 8층 다목적실에서 이별식을 가진다.


이후 가족들은 가족장 형태로 장례를 치른 뒤 유해를 안장할 계획이다.


가족들은 "그동안 세월호 인양과 미수습자의 온전한 수습을 위해 함께하셨던 모든 분들에게, 마지막 한 사람의 미수습자 수습을 위해서도 끝까지 기도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아래는 입장문 전문>


은화와 다윤이를 이제는 평온한 곳으로 보내려고 합니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참사 이후 진도체육관에서, 팽목항에서, 목포신항에서…… 세월호참사의 진상 규명과 세월호 인양, 미수습자의 온전한 수습을 위하여 함께 기도해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전합니다. 이제 저희는 은화와 다윤이를 목포신항의 차디찬 냉동고에서 평온한 곳으로 떠나보내려고 합니다.


5월10일에 은화가 돌아왔고 5월14일 다윤이가 돌아왔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도해주신 덕분에 은화와 다윤이를 찾을 수 있었지만, 여전히 다섯 분은 수습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목포신항에 있는 세월호는 객실 수색이 마무리되었고, 화물칸도 이제 수색이 거의 막바지 단계입니다 그러나 가족들은 사고해역에서의 더욱 철저한 수색작업으로 나머지 미수습자들이 돌아오기를 여전히 간절하게 기도하고 있습니다.


애초 저희 가족들은 아홉 분의 미수습자가 모두 돌아오실 때까지 목포신항에서 미수습자 가족들과 함께하겠다고 약속했었습니다. 아직 다섯 분이 돌아오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은화와 다윤이를 평온히 보내야 할 때라는 어려운 판단을 내렸습니다.


매일 은화와 다윤이가 있는 냉동고 앞을 지나고, 그 냉동고를 돌리는 기계소리에 심장이 타들어가는 마음이었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수학여행을 떠나 1,000일이 넘게 진도 앞바다와 세월호에, 수습이 된 후에도 100일이 넘게 차가운 냉동고에 있는 은화와 다윤이를 생각하며 무겁게 내린 결정입니다.


이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무엇보다 저희들이 괴로웠던 것은, 아직 수습되지 못한 다섯 분 가족들의 고통입니다. 누구보다도 그 처절함을 경험했기에 나머지 미수습자 가족들을 남겨두고 떠난다는 것이 큰 죄를 짓는 것 같고 가슴이 찢어집니다.


목포신항에 남겨질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거듭,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국민 여러분들께도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언제 돌아올지 돌아올 수는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은화와 다윤이를, 아홉 분의 미수습자들을 끝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던 것은 다름 아닌 엄마의 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남은 가족들과 기도해주신 국민들에게 너무나 죄송하지만, 은화와 다윤이를 이제는 평안히 보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것 역시 엄마의 마음입니다.


저희들은 은화와 다윤이의 마지막 가는 길이, 어떤 절차나 형식에도 구애받지 않는 소박하고 평온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은화와 다윤이와 함께, 그동안 기도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나눌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동안 세월호 인양과 미수습자의 온전한 수습을 위해 함께하셨던 모든 분들에게, 마지막 한 사람의 미수습자 수습을 위해서도 끝까지 기도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엄마의 마음으로 저희는 이제 은화와 다윤이를 보내지만, 저희 역시 끝까지 기도하며 함께하겠습니다.


2017년 9월22일 목포신항에서, 은화 엄마, 다윤이 엄마 올림


세월호 화물칸서 발견된 유골, 단원고 허다윤양으로 최종 확인세월호 화물칸에서 수습된 유골이 단원고등학교 허다윤양의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 4층서 발견된 유골 조은화 양으로 확인세월호 현장수색본부는 지난 12일과 13일 세월호 4층에서 발견된 유골이 조은화 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