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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위해 꼼짝 못하는 기계 속 '마스카라 3천번' 바르는 실험실 토끼들

화장품 마스카라에는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눈물 흘린 토끼의 희생이 있었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인사이트] 장형인 기자 = 우리들이 매일 사용하는 화장품 마스카라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눈물 흘린 토끼의 희생이 있었다.


과거 한 화장품 업체가 신제품 마스카라의 유해성 검사 명목으로 수십 마리 토끼를 잔인하게 실험해 크게 논란이 됐다.


해당 업체는 온몸이 움직이지 못하는 좁은 철제 구조에 넣은 토끼의 눈과 점막에 마스카라를 3천 번 발랐다.


이를 '드레이즈 테스트'라고 한다. 마취하지 않은 토끼의 점막을 이용해 화학물질의 자극성을 평가하는 실험이다.


인사이트BUAV


눈물의 양이 적고 눈 깜빡거림도 거의 없는 토끼는 드레이즈 테스트에 주로 사용된다.


토끼는 수주에서 길게는 수개월간 눈에서 피를 흘리거나 심할 경우 눈이 멀기도 한다. 


움직이지 못하도록 고정시켜 놓은 곳에서 고통으로 몸부림치다 목뼈가 부러져 사망하는 일도 다반사.


사람에게 안전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끔찍한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동물 실험의 종류는 이뿐만이 아니다.


인사이트Cruelty Free International


대중적인 시술이 돼 버린 보톡스 시술에도 토끼가 이용된다. 목만 내놓을 수 있도록 고정된 장치에 갇힌 토끼는 보톡스를 맞은 채 실험을 견딘다. 


30시간 넘게 사료는 물론 물도 주지 않으며, 이 과정 중 상자 안에서 실험을 받다 미쳐버리는 토끼도 있다.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잔인하게 이용되는 동물들의 끔찍한 삶이 몇몇 동물 단체와 언론의 잠입 취재로 그 실상이 알려지자 해외에서는 일찍이 동물실험을 금지했다.


유럽은 지난 2004년 화장품 제조시 동물실험을 금지했고, 2013년엔 동물대체시험 불가능 원료를 포함해 동물실험을 거친 원료가 들어간 화장품의 판매와 수입도 전면 금지했다.


인사이트BUAV


또한 미국을 비롯한 몇몇 나라에서는 동물실험을 대신할 대체시험법 개발도 한창이다.


그럼 우리나라는 어떨까. 다행히 현재 한국도 실험동물 금지라는 세계적인 흐름에 동참했다.


2017년 2월부터 동물실험을 거쳐 제작된 화장품 국내 유통과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이 마련된 상황이다.


또 지난 11일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동물 실험 이후 회복된 동물은 일반에 분양하거나 기증할 수 있다'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인사이트PETA


법안이 마련돼 기업의 동물실험을 막았다면 소비자, 즉 우리도 해야 할 일이 있다. 


만약 이 글을 읽었다면 다음부터는 화장품을 고를 때 '이 제품은 사용해도 안전합니다'라는 표시 대신 '이 제품은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았습니다'라는 문구와 표시를 찾자.


'동물 실험을 행하거나 타 기관에 의뢰하지 않았다'는 인증을 받은 제품은 '리핑 버니'라는 토끼 모양 마크가 부착된 제품이다.


소비자로서 동물 실험 대신 다른 방법을 강구하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는 착한 소비야말로 실험동물들을 구하는 첫 번째 방법이다. 


인사이트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인도적 화장품을 뜻하는 리핑버니 마크


'비글'이 유독 동물 실험에 많이 사용되는 진짜 이유너무 착하다는 이유로 사람 대신 고통받다 결국 안락사로 삶을 마감해야하는 것이 실험용 비글의 아이러니한 현실인 것이다.


평생 '실험견'으로 살다 구조돼 마당에서 뛰어노는 비글수많은 바늘에 찔려가며 고통 속에 살았던 비글이 드디어 평범한 생활을 누리는 반려견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