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토)

"오늘은 천안함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한주호 준위의 7주기 입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오늘(2010년 3월 30일) 안으로 모든 실종자들을 책임지고 구조해내겠다"


천안함 폭침 당시 실종자 수색 작업에 나섰던 故 한주호 준위가 후배와 통화를 하던 중 한 말이다. 수색 작업 사흘째인 3월 30일에 그가 후배에게 남긴 이 말은 결국 유언이 되고 말았다.


2010년 3월 26일 오후 9시 22분경, 백령도 해상에서 경계 임무를 수행 중이던 천안함이 북한의 기습 공격을 받았다.


기습적인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으로 천안함은 침몰했고, 즉각 구조에 나선 우리 군은 생존자 58명을 구조하는데 성공했지만 승조원 46명이 실종돼 곧바로 실종자 수색 작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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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시 백령도 해상은 파고가 높고 수온이 낮아 작업이 쉽지 않았다. 해상 수색 경험이 풍부했던 특수 요원들도 애를 먹던 상황.


그때 故 한주호 준위가 나타났다. 지원 부서였던 한주호 준위는 출동 명령이 없었음에도 사고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현장으로 달려왔다.


당시 그의 머릿속은 '차가운 바다 속에서 떨고 있을 후배들을 꼭 구해내겠다'는 일념뿐이었고, 그는 부랴부랴 잠수복을 입고 차가운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35년 동안 해군 특수전 요원(UDT)으로 근무한 베테랑의 등장에 수색 현장은 활기를 띄기 시작했고, 실종자 가족들도 '내 아들을 찾을 수 있다'도 희망을 갖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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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애석하게도 한주호 준위는 수색 작업 중 숨을 거뒀다.


차갑고 어두운 바다 속에 갇혀 있을 후배들 생각에 쉼 없이 잠수를 했던 그는 수색 작업 사흘째인 3월 30일 온몸을 짓누르는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실신, 즉시 미 해군 구조함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두 시간 만에 끝내 순직했다.


'영웅'의 숭고한 희생에 그가 평생을 몸담았던 해군은 물론 대한민국이 눈물을 흘렸고 목숨을 앗아간 바다도 미안한 듯 그동안 거칠었던 파도를 멈췄다.


주위 사람들에게는 따뜻한 인격으로, 임무에 있어서는 강인한 책임감으로 살아온 '참군인' 한주호 준위에게는 충무무공훈장이 수여됐으며, 현재 그는 사랑하는 후배들과 함께 국립 대전 현충원에 안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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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후배들을 구조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차가운 바닷속으로 뛰어든 한주호 준위가 순직한지 7년이 되는 날이다.


자신의 위치에서 맡은 바 임무를 다했고 목숨을 바쳐가면서까지 나라를 지킨 한주호 준위와 천안함 장병들 덕분에 지금 우리가 평화로운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대한민국 수호를 위해 희생한 호국 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지금도 국토 수호를 위해 헌신하고 있을 국군 장병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