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6일(금)

축구대표팀, 이런 경기력이면 월드컵에서 망신만 당한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시리아에게 1-0으로 승리했다.


중국 전 패배로 경질 위기에 몰렸던 슈틸리케 감독은 환호했고, 선수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웃어보였다.


하지만 대표팀의 주장 기성용은 웃지 못했다. 낙승이 예상됐던 시리아에게 졸전 끝에 1-0 승리를 거뒀다는 것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게 창피한 일이기 때문이다.


경기 내내 그리고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도 시종일관 굳어있던 그의 표정은 최근 수준 이하의 경기력으로 졸전을 거듭한 대표팀의 현 상황을 대변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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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이 시작된 이후 졸전을 거듭하며 4승1무2패(승점 13점)를 기록, A조 2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어제와 같은 경기력이 계속 이어진다면 2위 자리를 뺏길 가능성은 매우 높다. 하나같이 쉽지 않은 상대만 남았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6월 13일 원정에서 카타르와 상대한 뒤 8월과 9월 각각 이란(홈)과 우즈베키스탄(원정)과 경기를 치른다.


3경기 중 2경기가 원정인데, 대표팀은 최종 예선 원정에서 3경기를 치렀지만 단 한 차례도 이긴 적이 없다. 1무 2패로 원정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더 큰 문제는 3경기에서 단 1골도 넣지 못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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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최근 맞대결에서 4연패를 안겨준 '최대의 난적' 이란과의 경기도 있기에 대표팀에겐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경기력을 놓고 봤을 때 '대표팀의 변화'는 어려운 상황이다.


2015 호주 아시안컵과 월드컵 2차 예선까지 좋은 성적을 내 지도력을 인정받았던 슈틸리케 감독은 최종 예선에 돌입해선 전술과 선수 기용에 거의 변화를 주지 않으며 무색무취의 축구를 하고 있고, 대표팀 선수들도 주장 기성용의 지적처럼 전술 이해도와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주장' 기성용, "감독전술 못 따르는 선수들이 문제"졸전 끝에 가까스로 승리한 시리아와의 경기에 대해 팀의 주장 기성용이 선수들의 경기력을 비판했다.


분명 수술이 필요한데 의사가 없다.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라는 대업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는데, 이렇다 할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감독이든 선수든 현재 대표팀이 처한 상황을 보면 가슴만 답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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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다음 경기인 6월 카타르 경기까지 여유가 있는 만큼 지금이 감독 교체의 적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선수로서는 최고였지만 감독으로선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슈틸리케 감독이 최근 자신의 능력에 한계가 있음을 드러낸 것은 사실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무색무취의 전술과 변화 없는 선수 기용은 그가 전술적으로 뛰어난 감독이 아님을 증명했다. 하지만 일각의 주장처럼 감독 경질만이 답일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재 대표팀은 한 팀이 아니다. 감독과 선수들은 서로 다른 말만 하고 경기장에서는 한 팀으로 뭉치지 못해 최악의 조직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이 현재 대표팀이 처한 냉정한 현실이다.


인사이트대한축구협회


그렇기에 감독 경질은 답이 아니다. 감독 경질이 2위 자리를 사수해 월드컵에 직행한다는 보장도 없기에 먼저 대표팀을 '한 팀'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대한축구협회는 슈틸리케 감독의 치명적인 약점(전술)을 보완해줄 뛰어난 코치를 선임해 전술과 선수 기용에 변화를 주고 선수들에게는 태극 마크의 의미와 동기부여를 통해 활력을 불어넣어줘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대표팀은 어떤 감독이 오든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는 기성용도 지적한 부분이다.


또 천신만고 끝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더라도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에 대표팀은 월드컵에서 망신만 당할 것이다. 최악의 경우 2014 브라질 월드컵 때보다 더 끔찍한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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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이들은 "한국 축구가 월드컵에서 한 번 못 나가봐야 정신을 차린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매우 위험한 발언이다.


8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라는 금자탑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기에 만약 월드컵에 나가지 못한다면 '꿈'을 잃은 대표팀은 지금보다 더 표류하고 정체할 것이다.


카타르 전까지 3개월 남았다. '3개월이'가 아닌 '3개월이나' 남았다.


약 100년의 대한민국 축구 역사 동안 월드컵 4강 진출, 8회 연속 월드컵 진출 등 많은 노하우가 쌓인 대표팀은 이 3개월을 '대대적인 변화'를 위한 시간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대한축구협회, 슈틸리케 감독과 코치진, 선수들이 모두 머리를 맞대 대표팀에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