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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 4개월만에 세상 떠난 아들 친구들에게 500만원 전한 부모

군 복무 중 불의의 사고로 아들을 잃은 부모가 유족 보훈연금으로 받은 돈을 아들 모교에 장학금으로 내놨다.

인사이트아버지, 동생과 함께 포즈를 취한 고찬영(가운데)씨 생전 모습 / 연합뉴스


[인사이트] 문지영 기자 = "아들이 남긴 돈인데 허투루 쓸 수 없죠"


군 복무 4개월 만에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들의 이름으로 매년 아들의 모교에 장학금을 전하는 부모가 있다.


지난 6일 고(故) 고찬영(사망 당시 20세)씨의 아버지 고준석(50) 씨와 어머니 김하경(49) 씨는 경기 시흥시 한국산업기술대를 찾아 이재훈 총장에게 유족연금 500만원을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산업기술대 에너지·전기공학과 2학년에 다니다 군에 입대한 고찬영씨는 지난 2014년 12월 군에 입대했다가 이듬해 4월 부대 내 사고로 숨졌다.


국방부는 2015년 12월 고씨의 사망을 순직으로 의결했고 국가보훈처는 올 1월 순직한 고씨를 보훈보상 대상자로 지정했다.


인사이트산업기술대에 장학금 전달한 고씨의 부모님 모습 / 연합뉴스


이후 고씨의 부모는 유족 보훈연금으로 받은 돈을 매년 500만원씩 아들 모교인 한국산업기술대학교에 장학금으로 내놓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학교 측에서는 고씨에게 명예 졸업장을 수여하고 기탁 받은 장학금을 '고찬영 장학금'으로 명명해 아들의 이름이 잊히기를 원치 않는 부모의 뜻을 기리기로 했다.


고씨의 아버지는 "아빠가 하는 전기난방설비 사업을 돕겠다며 에너지전기 분야를 전공할 만큼 속 깊은 아들의 사고 소식을 듣고 눈앞이 캄캄했다"며 "찬영이가 생전에 사랑했던 모교와 친구, 후배들이 대신 꿈을 펼치길 바라는 마음에 장학금을 내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달부터 매달 지급되는 90여만원의 보훈 연금을 의미 있게 쓰고자 아들의 모교뿐 아니라 군사상자인권연대, 사회복지시설, 호스피스병동 등 몇 곳도 매달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좌) 엄마, 동생과 함께 찍은 고찬영(왼쪽)씨의 생전 모습 / (우) 고찬영(왼쪽)씨 가족,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