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은 여성 '고스펙' 때문" 망언한 국책연구원의 최후

인사이트SBS '8뉴스'


[인사이트] 문지영 기자 = 저출산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여성들이 스펙 쌓는 시간을 줄이고 배우자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 원종욱 보건사회연구원 인구영향평가센터장(선임연구위원)이 보직에서 사퇴했다.


지난 2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 김상호 원장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인구포럼 건에 대한 연구원 조치사항'이라는 글을 통해 원종욱 연구위원의 사퇴를 발표했다.


김상호 원장은 "지난 24일 인구포럼에서 발표된 학술논문 중 최근 만혼과 독신 현상을 분석한 내용에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해 물의를 일으킨 점을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스펙 쌓기의 근절과 독신남녀의 혼인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제안에 있어 부적절한 표현이 사용된 점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연구원은 원내에서 수행하는 모든 연구에 대해 보다 세심한 검토와 검증을 통해 문제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발표에서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원종욱 박사는 27일부로 인구영향평가센터장에서 자진해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원종욱 연구위원의 사과글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홈페이지 캡처


원 연구위원 역시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인구포럼 발제 내용 중 부적절한 내용과 불필요하고 지나친 표현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 사과드린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원 연구위원은 "모형 분석과 해석에 매몰되었다. 결혼은 존중되어야 하는 개인의 선택이며 많은 분들이 사회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음에도 이를 간과하였음을 깨닫고 있다"고 전했다.


원 연구위원은 자신의 일방적인 접근 방법과 개인의 선택을 침해하는 제언이 부적절했음을 인정했다.


앞서 원 연구위원은 지난 24이 개최된 보사연 제13차 인구포럼에서 '결혼시장 측면에서 살펴본 연령계층별 결혼 결정 요인 분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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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보고서는 저출산 대책과 관련해 여성들의 결혼이 늦어지는 요인을 경제학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그는 "고학력이면서 고소득 계층 여성이 선택결혼에 실패하고 있다"면서 "초혼연령을 낮추려면 인적자본 투자기간('스펙쌓기')을 줄이거나 남녀가 배우자를 찾는 기간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연구위원은 그래서 기업과 공공기관이 여성들을 채용할 때 휴학, 연수 등이 채용에 불리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지해야 한다는 '저출산' 대책을 내놨다.


또한 원 연구위원은 "고학력·고소득 여성이 소득과 학력 수준이 낮은 남성과도 결혼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면 유배우율을 상승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해당 보고서 내용이 공개된 이후 보사연 홈페이지에는 "저출산 원인을 왜 여성의 스펙에서 찾는 것이냐", "저출산을 결국 여성 탓으로 돌리는 것" 등의 비판이 잇따랐다.


문지영 기자 moonjii@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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