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시간 맞추려 편의점서 '혼밥'하는 초등학생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혼자 밥 먹고, 혼자 술 마시고, 혼자 여행 가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요즘, 빽빽한 학원 스케줄로 인해 길거리나 편의점에서 '혼밥(혼자 밥 먹기)'을 하는 초등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다.


유명 사설 학원들이 몰려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편의점에는 책가방을 맨 '초등학생'들이 계속 들락날락했다.


아이들은 가방을 맨 채로 허겁지겁 컵라면과 삼각 김밥을 먹고는 바로 편의점을 뛰쳐나갔다. 심지어 몇몇 아이들은 컵라면을 먹으면서도 수학 문제집을 보고 있었다.


밖에서 한창 뛰어놀 아이들이 편의점에서 혼밥을 하고 바쁘게 뛰쳐나간 이유는 바로 빽빽한 학원 스케줄 때문. '사교육 천국'인 요즘 대한민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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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학교를 마친 후 따뜻한 집이 아닌 차가운 공기를 뚫고 학원으로 뛰어간다. 그리고 그 와중에 잠깐 편의점에 들려 '혼밥'을 한다.


컵라면에 삼각 김밥이라도 먹으면 천만다행. 달랑 초코 우유 하나만 마시고 굶주린 배를 부여잡은 채 수업을 듣는 아이들도 부지기수다.


초등학생 A군(12)은 "학교 마치자마자 논술 학원에 갔다가 바로 수학 학원에 가야 한다. 그 사이에 10분 정도 시간이 있는데, 잠깐 편의점에 들러서 끼니를 해결한다"며 "보통 밤 10시가 넘어야 집에 가고 일주일에 대여섯 번 정도는 혼자 밥을 먹는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10명 중 8명이 사교육을 받는다. 또 초등학생의 하루 평균 학습 시간은 5시간 23분으로 4시간 10분인 대학생보다 공부 시간이 더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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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초등학생의 학습 능력이 핀란드에 이어 세계 2위지만, 행복 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3개국 중 꼴찌에 해당하는 이유는 이런 사교육 열풍 때문일 것이다.


한창 뛰놀고 커야할 아이들이 부모들의 욕심으로 인해 빽빽한 학원 스케줄에 쫓겨 편의점에서 컵라면, 김밥, 햄버거를 먹어야 한다는 것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초등학생 혼밥족'을 줄어들 기미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우리 어른들은 이 현상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초등학생 혼밥족'이 학원과 편의점을 들락날락거리는 세태와 사교육 열풍에 대해 부모들의 생각과 태도가 바뀌어야 할 때다.


김지현 기자 john@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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