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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가져온 빼빼로 불태우고 싶다는 선생님

지난 11일 ‘빼빼로 데이’를 맞아 무리하게 빼빼로를 챙기는 학생들을 타이르고 싶었던 한 선생님의 안타까운 고백이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다.



11월 11일, 1자가 늘어진 모습이 마치 빼빼로와 같아서 붙여진 일명 '빼빼로 데이'.

 

빼빼로 데이를 맞아 무리하게 빼빼로를 챙기는 학생들을 타이르고 싶었던 한 선생님의 솔직한 고백이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다. 

 

빼빼로 데일 당일이었던 지난 11일 오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현직 초등학교 교사로 밝힌 한 누리꾼의 글이 게재됐다.

 

5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글쓴이는 반 아이들에게 "빼빼로 데이에 빼빼로를 절대 가져오지 말라"고 지도했다고 전했다. 빼빼로 데이가 전통 명절이 아니며 과자업체의 얄팍한 '상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생님과 친구들을 챙기고 싶은 어린 학생들의 마음은 막을 수 없었다. 이날 선생님은 아이들의 책상 위에서 빼곡하게 쌓인 빼빼로를 발견했다. 낱개도 아닌 포장박스에 담긴 빼빼로들이었다.

 

결국 빼빼로를 사온 아이들의 모습에 화난 그는 "과자회사에서 만든 날을 굳이 부모님께 손벌려 빼빼로를 사왔느냐"라며 "이 시간 이후로 우리 반에서 빼빼로가 보이면 갖다 버리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하루 기분 좋게 즐길 수 있는 날인데 너무 엄격한가도 싶지만 어릴 때부터 알건 알고 지킬컨 지켜야한다는 생각이었다고 글쓴이는 전했다. 

  

via Damien Gabrielson/flickr

 

그리고 몇 시간 뒤 그는 "아침에 빼빼로 불태우고 싶다던 선생입니다" 라는 또 하나의 글을 게재했다.

 

글쓴이는 "다른 사람에게 묻지 않고 지나갔다면 내가 옳다고만 생각하고 넘어갔을텐데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아이들과 빼빼로 데이 등의 기념일을 챙기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토론 후 아이들에게 "기념일을 챙기기 전 한번쯤은 챙겨야 하는 이유 생각해보기, 기념일을 챙길 경우 평소 부모님께 받은 용돈을 모아서 챙기기, 빼빼로를 받지 못하고 부러워만 하고 있을 주변 친구들 마음 생각해보기"의 세 가지를 부탁했다고 전했다.

 

곧 다가오는 발렌타인 데이때부터 적용하기로 한 뒤 글쓴이는 이날 빼빼로를 주고 받는 것을 허락해줬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저도 원래는 이렇게 엄격하고 꽉막힌 교사는 아니었는데 왜 이렇게 변했을까 슬프기도 했다"며 "조심스러운 말이지만 선생님들도 아이들에게 상처를 많이 받는다. 하지만 성인, 교육자이기에 인정하고 이해해야 한다. 어떤 것도 변명이 될 수는 없으니​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전했다.

 

한 초등학교 선생님의 사연에 누리꾼들은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선생님의 사연에 누리꾼들은 "힘내세요 선생님, 고지식한 분 같지만 그래서 더 원칙주의자 같고 믿음직스러운 분이신 것 같다", "이렇게 고민하는 선생님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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